언론연대, “야당, 비난 자초하지 마라”

언론연대, “야당, 비난 자초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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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시민연대는 최근 “민주당은 새 정부 출범 ‘발목 잡기’ 비난을 자초하지 말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정부 조직 개정 협상에 돌입한 야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언론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도무지 원칙이 없다. 봄바람에 춤추는 꽃잎에도 줄기는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는 그런 것도 없다. 이러니 새 정부 출범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거다”라고 지적하며 “(민주통합당이) 종합유선방송(SO)에 대한 인허가권과 관련 법령 제정 및 개정권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겠다”고 밝히며 “김재철 서울 MBC 사장의 퇴진, 언론청문회 조속 개최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고 전했다.

이어 언론연대는 “(문제는) 종합유선방송(SO)까지 독임제 부처에 내주겠다는 민주당 지도부의 상황인식이다”며 “민주당에 묻고 싶다. ‘왜 발목 잡고 있나?’라는 비난에 떳떳하게 맞대응할 수 있는가? 민주당의 협상태도에서 진정성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힐난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민주당은 새 정부 출범 ‘발목 잡기’ 비난을 자초하지 말라!

 

도무지 원칙이 없다. 봄바람에 춤추는 꽃잎에도 줄기는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는 그런 것도 없다. 이러니 새 정부 출범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거다.

미래창조과학부로 방송 정책을 이관하는 문제는, 현재의 방송 장악 구조에 시멘트를 붇는 거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지금은 낙하산 인사를 통한 인적 통제만 가능한데, 여기에 방송사의 재원을 통제하고 방송사에 불리한 정책을 입안하겠다는 식의 협박을 통해 일상적인 방송 장악을 완성하는 게 미래창조과학부로 방송 정책 전반을 이관하려는 의도다.

현재 한국사회는 커뮤니케이션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규제틀이 없는 상황에 있다. 그래서 방송은 물론 방송과 통신의 융합 관련 정책까지 합의제 행정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수행하면서 공정한 규제틀을 마련하고, 현재의 방송 장악 구조를 강화시키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 민주당도 여기에 동의했던 바다.

무릇, 협상이란 자신의 뜻을 100% 관철시키기 어려운 절차다. 어떠한 수정도 용납 못한다는 대통령의 ‘몽니 부리기’는 이미 정치의 실종을 의미하기에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지난 협상 과정을 뒤돌아보자. 민주당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 정책을 새누리당에게 줬다. 융합 정책을 갖고 있어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우리는 새누리당의 이런 주장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판단하며, 민주당의 양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데 대통령의 ‘몽니 부리기’ 직후 박기춘 원내대표를 필두로 민주당 지도부에서 훨씬 더 황당한 제안을 내놓았다. 종합유선방송(SO)에 대한 인허가권과 관련 법령 제정 및 개정권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재철 서울MBC 사장의 퇴진, 언론청문회 조속 개최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언론 청문회는 새누리당과 국회를 개원하면서 합의했던 사항이다. 새누리당이 합의를 이행하고 있지 않은데, 이걸 다시 조건으로 내걸다니 웃기는 일이다. MBC 사장 김재철씨는 국회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수준을 지난 인물이다. ‘후안무치’의 전형으로 갈 데까지 간 인물이고, 도둑이 제 발 저리면 검찰이 스스로 수사에 들어가면 되는 인물이다.

가관인 것은 융합 정책까지 몽땅 내준 마당에, 종합유선방송(SO)까지 독임제 부처에 내주겠다는 민주당 지도부의 상황인식이다. SO는 유리한 채널번호를 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직접사용채널과 지역채널까지 운용하고 있다. 선거철에는 후보 토론회를 포한한 다양한 보도 기능을 수행하는 게 현실이다. 지역의 공중파 방송과는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고, 동일한 시장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 직접사용채널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IPTV에 대해 향후 직접사용채널을 허용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은 민주당의 태도에 비춰 봐도, 결코 넘겨줄 수 없는 부분이다. 유리한 채널 번호에서 빼겠다는 으름장을 통해 얼마든지 방송사에 압력을 가하는 통로가 될 수 있고, 미래창조과학부의 관료들은 이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민주당에 묻고 싶다. ‘왜 발목 잡고 있나?’라는 비난에 떳떳하게 맞대응할 수 있는가? 민주당의 협상태도에서 진정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민주당은 무분별한 타협책 마련에 골몰하게 아니라 방송의 공정성을 사수한다는 원칙으로 돌아와야 한다. 대통령이 국민과 국회를 협박하고 여당은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인 상황에서 지킬 건 지켜내는 야당이라도 있어야 나라가 굴러가지 않겠는가. 더 이상의 야합은 목불인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