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 강행…야당 “참담”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 강행…야당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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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임명을 재가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인사청문요청안이 송부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마치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정부에 보내야 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8월 1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송부했다. 이 후보자의 경우 21일이 그 기한이었으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22일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으나 재송부 기한인 24일까지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고,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임명을 재가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재송부 기한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이송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곧바로 임명을 할 수 있다. 현 정부 들어 여야 합의에 의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급 인사를 임명한 것은 16번째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8월 25일 방통위원장 임명 소식이 들리자 바로 브리핑을 통해 “아들 학폭 무마, 방송 장악 이력, 인수위 고문 경력 등 온갖 의혹에도, 국민의 우려에도, 국회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임명을 강행했다”며 “이 후보의 임명은 윤석열 대통령의 돌이킬 수 없는 과오로 남을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 임명으로 공정한 방송 대신 정권을 찬양하는 방송과 언론을 만들고 싶었던 윤 대통령의 속내가 들통났다”며 “대통령은 거수기로 전락한 여당을 앞세워 인사청문회를 무력화시키고 결국 임기 1년 3개월 만에 국회 동의 없는 16번째 인사를 탄생시켰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정권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방송과 언론을 통제해도 윤석열 정부의 무능을 가릴 수는 없다”며 “무리한 언론 통제와 방송 장악은 언제나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불러왔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정의당도 즉각 “언론 자유의 재앙, 민주주의 파괴의 5공화국으로의 퇴행”이라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은 전 방송의 윤영방송화, 전 신문의 국힘당 기관지화”라며 “KBS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쫓아낸 이상 방통위의 다음 미션은 KBS와 MBC 사장 교체, YTN 매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정의당은 윤석열 정부의 무도한 언론장악을 막는 입법 대책에 나서겠다”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방송문화진흥회법 등 방송 3법, KBS 수신료 통합징수 법안을 이번 정기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언론현업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미디어기독연대, 새언론포럼, 언론개혁시민연대, 오픈넷, 자유언론실천재단,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한국기자협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은 25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동관 임명은 윤석열 정권을 자멸의 길로 인도할 것”이라고 했다.

언론단체들은 이 위원장을 향해 “정권과 함께 침몰하기 전에 방통위원장직에서 사퇴하고 영영 언론계와 정계를 떠나라”고 촉구했고, 야권을 향해선 “이동관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할 어설픈 정치적 타협이 아니라 방송장악 기구를 멈춰 세워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파괴를 막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정치적 부담이라는 말로 회피하기엔 시국이 엄중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