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월 28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에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를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으로 지명된 직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엇보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복원과 자유롭고 소통이 잘 이뤄지는 정보 유통 환경 조성에 먼저 총력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후보자는 가짜뉴스의 급증으로 인한 각국 정부의 어려움과 미디어 산업 환경의 격변 등을 언급하며 “이런 중요한 시점에 중요한 직책에 지명이 돼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제 대한민국에도 BBC 인터내셔널이나 일본 NHK 국제방송처럼 국제적으로 신뢰받고 인정받는 공영방송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넷플릭스처럼 거대 콘텐츠 유통 기업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모두의 아낌 없는 성원과 조언을 부탁드리며 야당과 비판 언론의 질책이나 비판에는 겸허하게 귀를 기울이겠다”며 “자세한 내용은 앞으로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내달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취임할 것으로 전망되나 청문회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홍보수석비서관과 대통령 언론특보를 지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시민단체와 방송사 직능단체 등에서는 이때 이 후보자가 방송 독립성과 언론자유를 짓밟았다며 이 후보자의 방통위원장 내정설이 돌 때부터 임명을 반대했다.
또한, 이 후보자의 아들이 고교 재학 중 학교 폭력을 행사했으나 이 후보자의 외압으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으며, 2010년에는 이 후보자의 부인이 인사청탁과 함께 2천만 원이 든 돈 봉투를 받았다는 정황이 확인되는 등 여러 논란에 휩싸여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이 후보자의 지명을 즉시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의 이 후보자 지명 직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압도적 다수가 반대하는데도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을 나라의 주인이 아니라 지배 대상으로 여기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온 국민이 공감하기 어려운 ‘이동관 임명 강행’으로 방송장악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국민과 싸우겠다는 것인가. 국민과 싸운 정권의 말로가 어떻게 됐는지 한번 되돌아보기를 권유한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인사청탁 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공직자로서 뇌물수수는 현행법 위반일 뿐 아니라 그 어떤 사안보다 중대한 결격 사유“라며 ”아들의 학폭 논란, 본인의 언론 사찰 그리고 부인의 청탁 의혹까지 이 특보는 이미 ‘삼진 아웃’”이라고 주장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끝내 방송을 장악하고야 말겠다는 윤 대통령의 오만과 폭거에 분노한다”며 “이는 MB 방송장악 시즌2를 부활시키겠다는 불통 선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특보 자리도 내놓아야 할 그를 오히려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겠다니, 국민을 능멸하지 말라”며 “윤 대통령은 당장 이 특보 임명을 철회하고 자격을 갖춘 적합한 인물을 새로 내정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