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민의힘이 MBC에 이어 KBS 사장에게도 사퇴를 요구했다. 10월 1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EBS 국정감사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KBS 경영진의 ‘친노조’ 성향을 문제 삼으며 김의철 KBS 사장을 향해 “사퇴할 용의가 없느냐”고 몰아붙였고, 이에 김 사장은 “독립성에 대한 간섭”이라며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날 권 의원은 2017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고대영 사장 퇴진 요구 당시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공개하며 “여기에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 명단을 적었다. 김 사장도 동의하고 연대 서명하지 않았느냐”라고 질의했다.
이어 김 사장이 당시 강규형 KBS 이사 퇴진을 요구하면서 피켓 시위를 벌인 사진을 보이며 “사장이 적극 주도한 집회 파업의 결과로 강 이사가 2017년 12월 해임된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이 해임이 불법 해임이라는 판결이 나왔고 강 이사가 승소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강 이사를 쫒아내는데 앞장 선 사장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사과할 용의는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그 부분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KBS 이사회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답했다.
앞서 강 이사는 2015년 9월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KBS 이사에 임명됐으나 업무추진비 유용 등을 이유로 2017년 12월 해임됐다. 강 이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법원은 업무추진비 유용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임기 만료 전 해임 사유로는 부적합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또 “KBS 이사 11명 모두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이 적발됐는데도 강 이사만 해임된 것은 형평성에서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강 이사가 해임되고 나서 문재인 정권의 친 정권 후임 인사를 선임했는데 전부 노조 출신”이라면서 “파업을 주도한 사람들은 승진하고 불참한 사람들은 전부 좌천됐는데 이게 인민재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KBS 사내에서 김 사장 퇴진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는 노조원들, 젊은 기자들이 많은데 사퇴할 용의는 없으냐”고 물었고, 이에 김 사장은 “사장으로서 주어진 독립성, 공공성, 신뢰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이어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또 다시 사퇴 요구를 받자 “외람되지만 KBS는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다”며 “이런 말씀 자체가 독립성에 대한 간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KBS 간부의 대북 코인 보유 논란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화영 경기부지사가 관여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가 2020년 북한 관련 코인을 발행하고 KBS 간부가 대북 코인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다”며 “문제의 간부는 안모 아태협 회장 요청으로 1,000만 원을 빌려주고 안 회장이 빌려준 돈 대신 코인으로 갚겠다고 해서 대북 코인 20만 개를 받았다는데 맞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사장은 “본인 해명으로는 그렇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상식적으로 아태협 회장이 일본을 가는데 돈이 없어서 1,000만 원을 빌렸다는 게 이해가 되느냐. 또 1,000만 원을 빌려줄 만큼 그 간부와 안 회장 간 친분이 있었던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이어 “돈을 빌린 사람은 안 회장인데 갚은 건 아태협”이라며 “아태협 입장에서 보면 안 회장이 아태협 재산을 횡령했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또 KBS 윤리강령을 보면서 “업무와 관련된 기업 또는 단체의 영리 사업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돼 있는데 이 경우 윤리강령 위반이 아닌가”라고 꼬집었고, 이에 김 사장은 “윤리강령 위반을 포함해 해당 간부가 금전 거래를 했는지 등에 대해 감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KBS가 지난 2019년 진행한 리종혁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의 단독 인터뷰와의 연관성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리 부위원장과의 인터뷰 시기와 KBS 간부 거래 시기에는 시간적 차이가 있고,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인터뷰 당시 별도의 취재팀이 파견돼 있었고, KBS 간부는 인터뷰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