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4번째 파행을 맞으면서 여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갈등이 점점 격화하는 모양새라 과방위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월 24일 열린 과방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예결소위)와 전체회의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은 이날 오전 예결소위에 이어 오후 전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과방위 파행은 지난 7월 27일, 7월 29일, 8월 18일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국민의힘은 정청래 과방위원장의 독단적 운영을 문제 삼고 있다. 과방위 여당 간사로 내정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위원장의 상임위원회 운영방식을 지적하며 정 위원장에 대한 사퇴 권고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법안심사소위원회 구성과 결산 등 상임위 전체회의 개최를 통해 처리해야 할 안건을 여당과 여당 간사를 배제하고 일방 처리하고 있다”며 “정 위원장이 파행을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반쪽 상임위 개의 목적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 위원장은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무단가출 자주하면 버릇된다. 일 좀 하자”며 “사퇴 권고안은 무슨”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이어 “명분 없는 불만사항이라도 경청할테니 과방위에 출석해 말씀하시라”며 “학업에 관심 없는 결석생에 대한 배려는 없다. 불량학생처럼 굴지 말라”고 강조했다.
여야 갈등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지 못한 가운데 과방위 소관기관까지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서 장외 설전은 지속되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안형환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등은 8월 18일에 이어 24일 회의에도 불참했다. 앞서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8월 17일 성명을 통해 “과기정통부, 방통위, 원자력안전위원회 공무원들은 국회법에 따라 18일 여야 간사의 협의 없이 진행되는 결산회의에 출석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린다”며 “정 위원장은 국회 운영의 기초가 되는 국회법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24일 회의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안형환 방통위 부위원장,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증인 출석의 건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밝혔다. 출석 시기는 9월 1일 오전 10시 과방위 전체회의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과기정통부 장관이 어제 국회에 와서 여러 의원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해명과 유감 표명을 하고 앞으로 국회 진행 절차에 충실히 따르겠다 한 것으로 들었는데 여당의 압력 혹은 압박이 있었는지 오늘 출석하기로 했던 것들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자꾸 반복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과방위를 정상화해 국회가 해야 할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에 대해 제대로 하고 싶은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정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정부부처 장관과 정부위원들이 출석하지 않은 적은 국회가 생긴 이래 최초”라며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의 압박만 있었는지 그 윗선도 있었는지는 앞으로 차차 진상을 규명해 볼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