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 125개 언론시민사회단체가 언론개혁을 촉구하는 비상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는 5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았다. 모든 언론을 적과 아군으로 나누고, 언론 관련 모든 법안을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 시간이 도래하고 있다”며 “8월부터 시작될 공영방송 3사 이사 선임과 KBS 사장 임명은 또 다시 정쟁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언론 노동자의 책임과 자유, 시민의 참여와 주권을 다시 세울 네 가지 요구를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한다”며 △공영언론에 대한 기득권 포기 △시민이 언론에 의해 받은 피해를 배상할 법안 제정 △편집권 독립 법 보장 △지역언론 살리기 등을 요구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언론시민단체에서 몇 해 전부터 요구해오던 이슈다.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이 아직 상정도 안 돼 있고 심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5월 중에는 TF를 구성해 6월 안에 입법이 마무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언론시민사회단체는 “정치 권력의 입맛대로 공영언론의 사장과 이사들을 내리꽂는 언론장악의 폐단을 청산해야 할 문재인 정부조차 집권 이후 정치가 장악한 공영언론의 사장과 이사 선임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던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않고 있다”며 “국회와 정부, 그리고 청와대는 공영언론 사장과 이사선임에 국민 참여를 법으로 보장하고, 기득권을 완전히 청산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언론에 대한 정치적 기득권 청산으로 시작하는 개혁은 또한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한을 축소하는 정치개혁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이 언론에 의해 받은 피해를 배상할 법안도 촉구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는 “21대 국회에서 쏟아진 법안이 정말 언론 보도로 인한 시민의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구제할 민생법안인가? 근거 없는 의혹과 폄하의 말들을 쏟아내는 정치권을 위한 법안, 노동자 죽음의 책임을 묻는 언론에 무더기 소송으로 대응하는 자본을 위한 법안은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하며 언론 노동자와 시민이 참여한 배상 법률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또 편집권 독립 문제도 언급했다. 이들은 “사주와 경영진이 아닌 양심적 현장 언론인들에게 편집권 독립이 법으로 보장돼야 한다”며 “(이것이) 지난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당시 개악된 신문법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언론정상화 조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역 권력과 자본을 감시하고 시민이 참여할 지역 언론을 살릴 것을 요구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는 “대선 주자들이 선거운동 때만 가는 지역, 사고와 재난 때만 등장하는 지역, 포털이 특혜를 주겠다는 지역에서 시민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지역 정치는 기대할 수 없다”며 “지역 유지가 아닌 언론노동자가 편집권을 가진 언론, 도지사와 도의원보다 지역민의 목소리가 더 많이 나오는 언론, 시민 참여가 보장된 지역 언론을 살릴 공적 재원을 마련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