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기상청에서 지금까지 예보한 적 없는 시간당 120mm라는 전례 없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집중 호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난방송 주관방송사 KBS가 지난 1일부터 집중 호우 재난방송에 돌입했다. 2일에는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중부 지역 폭우 상황 해제 시까지 재난방송을 위한 24시간 전사적 대응 체계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KBS는 2일 ‘TV 쇼 진품명품’, ‘전국노래자랑’ 등의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정시 뉴스를 포함해 총 635분의 뉴스특보를 방송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풍수해 위기경보 최고단계인 심각단계로 격상한 어제(3일)는, 총 565분의 뉴스특보를 이어가는 한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6시 내고향’ 등 정규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피해 예방과 극복 관련 내용을 전했다.
중계차와 MNG 등을 활용한 현장 정보는 물론, 각 지역의 CCTV와 지리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시로 방재 기관과 연결하고, 전문가를 출연시키는 등을 분석 확대로 재난 정보의 효용성을 높이고 있다.
KBS는 “특히 이번 집중 호우 재난방송은 신속·정확·차별성을 기조로, 피해 예방을 위한 정보 제공에 역점을 두기 위해 입체적이고 분석적인 재난정보 제공에 힘쓰고 있다”며 “KBS는 재난정보 확충과 도달 극대화가 KBS 재난방송이 주력하는 지향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KBS는 부산 지역에 최대 2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사상자가 속출한 23일, 정규 음악방송을 그대로 방영하는 등 재난방송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한민국은 서울만이 도시입니까?’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으며, SNS에서는 ‘서울공화국’이라는 키워드가 검색어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비판에 KBS는 재난방송에서 지역성을 더욱 강화했다. 폭우가 집중된 충북과 강원 지역을 담당하는 청주방송총국과 춘천방송총국이 수시 자체 특보 외에 본사 뉴스 특보 때마다 대부분 참여토록 했다. 이에 따라 전국 방송을 통해 해당 지역의 중계차와 MNG, 방재 기관과 전문가 출연, 피해지역 주민 연결 등을 통해 지역의 수해 상황을 생생하게 전국에 방송함으로써 재난피해와 정보에 대한 확장성을 높였다.
KBS는 이런 변화가 “지역방송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지역 총국에 인력과 장비를 꾸준하게 지원하고 스튜디오 개선 사업을 추진한 결과물”이라면서, “앞으로도 서울과 수도권에 국한된 재난방송이 아닌 대한민국 전 지역을 아우르는 재난방송을 실현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번 재난방송에서는 시청자 제보 영상 활용 등 시청자 참여를 강화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KBS는 “제보 영상을 재난방송에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정보는 방재 기관에도 유용한 정보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KBS 양승동 사장은 3일 재난방송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KBS를 방문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재난방송에서 중요한 것은 피해 예방과 최소화를 위한 정보 전달인데, 방재 관련 기관과의 정보 교류가 원활하지 않은 면이 있다”고 말하고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방통위가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