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SBS 매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이하 SBS 노조)는 “태영건설이 결국 SBS 매각 가능성을 공식화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태영건설이 SBS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은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SBS 노조도 태영건설이 TY홀딩스를 신설하고 TY홀딩스와 태영건설로 분할하겠다고 발표했을 때부터 SBS 매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지난 5월 태영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 7천억 원을 넘었다. 태영건설 측이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자산 증가 추이와 계열회사 M&A 가능성, 자회사 상장 가능성 등으로 인해 자산총액이 10조 원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방송법에 따라 자산 규모 10조 원이 넘으면 태영건설은 SBS의 지배주주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매각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SBS 노조는 6월 24일 노보를 통해 “지난 2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친 공시를 통해 태영건설이 SBS 매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태영건설의 공시 내용은 10조 규제 위반에 따른 SBS 매각설에 물음을 던졌던 노조의 지적이 모두 사실임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창현 SBS 노조위원장은 지난 2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회사도 매각 전에 ‘나 팔 거야’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회사에선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대주주의 속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태영건설 자회사 중 기업 가치가 2~3조 원으로 예측되는 회사도 있는데 연내 상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상장이 되면 재평가받을 것이고 기업 가치는 더 오를 것이다. (SBS의)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SBS 노조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TY홀딩스 신설 과정에서 벌어지는 SBS 자회사들의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방송 광고법 충돌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자회사 지분 전체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음을 증권 신고서를 통해 공시했다.
이중 지주회사 체제로 인해 발생하는 SBS 자회사에 대한 공정거래법상 100% 의무 지배 충족 방법, 방송법 등 여타 법률과 공정거래법 등 충돌에 대한 대안 등은 태영건설이 TY홀딩스 신설을 발표한 뒤 SBS 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에서 여러 차례 제기한 문제다. 하지만 태영건설과 SBS 사측에서는 이에 대해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이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가 ‘SBS 최다액 출자자 변경에 대한 사전 승인’을 조건부로 승인하자 SBS 노조는 “방통위의 이번 결정이 ‘장고 끝 악수’가 되지 않으려면 대주주가 제출했다는 이행각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SBS 미래와 방송 공공성, 소유 경영 분리 원칙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종사자 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여부를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철저하게 감독하고 검증해야 한다”며 “방통위의 책임이 훨씬 더 무거워졌다”고 강조했다.
SBS 노조는 “방통위가 조건부 승인을 하면서 종사자 대표와의 성실한 협의를 조건을 부과했는데 윤석민 회장 측은 한 달이 다 돼 도록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무책임과 불성실한 태도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성원들을 갈갈이 찢어놓은 강제 분사. 수천억 원 대의 SBS 수익 유출, 태영건설 위기 탈출을 위한 SBS 방송 사유화까지 윤석민 회장이 지난 20여년 간 SBS에 벌인 일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