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채널A 보고서는 ‘진상은폐보고서’” 비판

민언련 “채널A 보고서는 ‘진상은폐보고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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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채널A가 협박취재 및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보고서를 공개했지만 시민사회단체는 이를 두고 ‘증거인멸’, ‘부실조사’, ‘꼬리자르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채널A는 5월 25일 회사 홈페이지에 A4 53쪽 분량의 진상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채널A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사 기자는 자발적으로 해당 사건을 취재했으며, 그 과정에서 취재 윤리 위반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자사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언급한 검찰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채널A는 “해당 기자가 조사 착수 전 주요 증거인 휴대폰 2대와 노트북을 초기화해 (주요 증거가) 삭제됐다”며 객관적 물증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휴대폰과 노트북 외 별도 보관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검찰의 수사에 공을 돌리는 듯한 설명도 덧붙였다.

채널A의 이 같은 설명에 해당 기자는 입장문을 내고 “부실 조사 및 한정된 증거를 토대로 성급히 결론을 낸 것”이라며 “상당 부분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5월 26일 성명을 통해 “채널A의 진상조사보고서는 한마디로 ‘진상은폐보고서’”라며 “검언유착 의혹을 시원하게 해소하지 못했고, 윗선 개입이 없었다고 발뺌하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증거 인멸은 (기자뿐 아니라) 사회부 부장과 차장 선에서도 이뤄졌다. 이들 역시 카카오톡 대화를 삭제하고 일부 보이스톡 통화 기록도 삭제한 상태였지만 조사위는 ‘녹음 파일 등 핵임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이러고도 무슨 조사를 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보도국 여러 명이 핵심 자료를 은폐하고 폐기한 것은 조사를 방해한 행위로써 그 자체가 심각한 문제지만 그럼에도 기자 개인의 취재윤리 위반으로 결론 내린 것부터 부실한 조사임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어 “회사의 조직적 개입은 없었다는 채널A의 주장과 달리 법조팀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흔적도 드러났다”며 채널A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민언련은 “채널A 진상조사보고서는 취재윤리 위반은 시인하면서 정작 사건의 본질인 윗선개입 여부는 꼬리 자르고, 검언유착 의혹에는 입을 다물었다”며 “스스로 잘못을 성찰하고 바로잡을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공은 다시 검찰로 넘어갔다”며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