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계 개편 등 고통 분담은 분명한 청사진이 있을 때 가능”
“구성원들도 미래 고민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 있어”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코로나19로 올해도 최악의 적자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 노조)가 사측에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MBC 노조는 4월 23일 발행된 노보 254호를 통해 “사측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할 수밖에 없는 만큼 드라마 수익성 개선 및 인건비 등 고비용 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며 “보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대처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박성제 MBC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으로 회사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93억 원 줄었으며, 3월까지 영업 손실이 245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4월 광고 매출도 전년 대비 50%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MBC는 임원과 보직자의 업무추진비 등을 삭감하는 등 경비 절감 1단계 조치를 4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MBC가 마련한 3단계 실행계획에 따르면 1단계는 경영진의 결정만으로 가능한 안으로 취재비․제작진행비․임원 업무추진비 등을 30% 감축하고 미보직자의 업무추진비는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단계는 제작비와 파견근로자를 감축하는 방안으로 직접 제작비의 경우 ‘10%+알파’를 절감하되 기계적인 일괄삭감은 아니고 선택과 집중의 원칙하에 예산을 재구성한다. 또 파견근로자는 내년까지 2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더 상향해 실행할 계획이다. 3단계는 노사 합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성과연봉제 도입, 임금피크 강화 및 퇴직 시기 조정, 퇴직금 누진세를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 등이다.
MBC 노조는 “노조는 회사가 구성원들에게 미래 청사진을 먼저 제시하고 이를 위해 고통 분담을 설득하는 것이 순서이며, 이것이 없다면 지난 경영진의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3~4개월 안에 회사의 비전을 구성원들에게 직접 설명할 계획이다.
사측과 노조의 대화는 3월 27일 열린 경영진과의 첫 상견례 및 노사협의회에서 진행된 것으로 MBC 노조 관계자는 “임금체계 개편이 단지 비용을 절감하고 단기적인 수지를 개선하는 과정이 돼서는 안 되며 지속가능한 MBC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분명히 했다”며 “동시에 구성원들도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거대 플랫폼의 급속한 성장과 코로나 사태가 만들어 낸 경제후퇴의 중첩된 외부 환경 속에서 MBC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