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 1TV ‘7시 뉴스’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지역 시청자들을 만난다. KBS는 2월 3일부터 저녁 7시 뉴스 40분 전체를 총국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편집권을 행사해, 9개 지역권마다 각각 다른 뉴스로 방송한다고 밝혔다. 총국별 7시 뉴스는 본사에서 생산한 전국권 뉴스와 지역 뉴스를 총국 단위에서 지역의 시각에 맞게 편집해 방송한다.
지금까지 KBS 지역 7시 뉴스는 본사 뉴스 뒷부분에 5분가량 방송된 것이 전부였다. 이 때문에 지역뉴스의 심층성과 다양성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역사회의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KBS는 지난 2018년 지역방송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방송 역량 강화를 위한 <뉴스7> 지역화 시범서비스를 진행했다.
제주총국의 <7시 오늘 제주> 시범서비스는 2018년 12월 20일부터 매주 목요일 방송됐고, 지난해 4월 1일부터는 주 4회로 확대됐다. <7시 오늘 제주>는 본사 뉴스에서 탈피해 40분 전체를 지역의 시각으로 구성하면서, 지역뉴스의 심층성을 강화하고 뉴스 포맷의 다양성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KBS는 시범 서비스를 다른 총국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11월 7일부터는 부산,창원,대구,광주,전주,대전,청주,춘천 등의 총국에서도 주 1회(매주 목요일) 7시 뉴스를 진행했고, 2월 3일부터는 제주총국과 마찬가지로 월-목 데일리로 방송을 진행한다.
KBS는 “이런 KBS의 혁신적인 시도에 지역사회의 반응도 뜨겁다”며 “시청자들은 KBS 지역 뉴스가 많은 시간을 할애해 지역 현안을 심층적으로 취재하고, 다양한 이슈를 발굴해 뉴스의 지역성을 강화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KBS의 지역방송활성화 의지는 매우 확고하다. KBS는 올해 지역뉴스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44.1억 원 늘려 편성했고, 기자와 촬영기자, 뉴스PD, CG요원 등 뉴스 제작 인력 50여 명도 신규 채용을 완료했거나 채용이 진행 중이다. KBS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 지상파 방송 전체가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지만, <뉴스7> 지역화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지역성 구현과 지방분권 촉진이라는 공적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KBS 노동조합은 “예산, 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 2개 이상 지역의 통합 뉴스를 다루다 보니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 구조조정을 위해 검증도 안 된 지역뉴스 광역화를 빨리 데일리로 전환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도 “KBS의 지역 뉴스 시간 확대는 지역 방송 활성화와 큰 개연성이 없다”며 “통폐합 과정에서의 눈속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KBS는 “지역국 폐쇄나 단계적 폐쇄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KBS는 극심한 재정난에도 지역방송을 위한 예산 지원과 신규 채용을 지속해 지역방송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