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가 반민특위 다큐 제작 중단의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는 박치형 부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9월 19일 오전 11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반민특위 후손들과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진행됐다.
박 부사장은 지난 2013년 제작 종반에 접어든 ‘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이하 반민특위 다큐)’의 제작을 중단시킨 책임자로 지목되고 있다. 박 부사장은 당시 70%나 진행된 반민특위 다큐 담당 PD를 수학교육팀에 전보 발령했다. 최근 진행된 특별감사에서는 ‘박 부사장은 제작이 중단될 것을 예견하고도 인사발령을 냈으며 사실상 단독으로 추진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EBS 노조는 “누구나 과오는 있지만 제작 중단의 책임을 이런 저런 과오 중 하나로 밖에 보지 않는 그 안이한 정신 자세가 문제”라며 “권력자에 아첨하는 재주 외에 달리 뚜렷한 능력도 공도 없는 함량미달인 자를, 사익을 위해 방송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을 가볍게 내팽개친 자를 EBS 구성원들이 어찌 부사장으로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EBS 노조는 제작 거부와 총파업 총궐기를 경고했다. 이종풍 EBS 노조위원장은 “지금이라도 반민특위 후손 분들에게 사죄드리고 부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라”며 “이것만이 한 줌 남은 양심과 명예를 지킬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했다.
EBS 노조는 김명중 사장에게도 “지금 당장 결단하지 않는다면 반민특위 다큐 제작 중단 사태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계손 현재 진행형으로 남을 것”이라며 “EBS에서 청산돼야 할 역사의 인물 사전에 본인의 이름 석 자도 공범으로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