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지상파 방송사와 SK텔레콤이 웨이브(wavve)를 출범한 데 이어 CJ ENM과 JTBC도 OTT 플랫폼 시장에 진출한다.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낸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사업자의 막강한 자본력에 지상파와 통신사,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이 힘을 모아 대응하겠다는 전략인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CJ ENM과 JTBC는 9월 17일 OTT 합작법인 출범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J ENM과 JTBC는 양사가 각각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통합 서비스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하고, CJ ENM의 OTT 서비스인 티빙(TVING)을 기반으로 한 통합 OTT 플랫폼을 내년 초 론칭하기로 했다. CJ ENM이 1대 주주, JTBC가 2대 주주로 참여한다.
양사는 향후 합작법인을 통해 국내 OTT 플랫폼에 콘텐츠를 유통하게 된다. 또 추가 제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해 통합 OTT를 중심으로 콘텐츠 및 플랫폼 사업자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조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CJ ENM과 JTBC의 협력은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양측은 “넷플릭스를 비롯해 OTT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디즈니, AT&T 등 풍부한 IP(지식재산권)를 가진 기업들도 자체 OTT 서비스에 대한 계획을 내놓고 있다”며 “결국 콘텐츠의 기획-제작 역량을 끌어올리고, 잘 만들어진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타깃 별 최적의 플랫폼을 확보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양사의 이번 협력은 지상파와 SK텔레콤의 협력에 대한 대항마적인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 하루 전인 16일에는 지상파와 SK텔레콤의 합작법인인 웨이브의 출범식이 있었다.
CJ ENM 관계자는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가 소비되고 그 수익이 콘텐츠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합 OTT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및 타겟에 맞는 다양한 외부 콘텐츠 공급 확대 등 소비자들이 가장 편리한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JTBC 관계자는 “방송-영상 사업은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어 결국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뿐 아니라 유통 시스템 구축이 필수”라며 “CJ ENM과 OTT 사업 협력을 통해 시청자의 콘텐츠 선택 폭을 넓히고 국내 미디어 전반의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함께 이어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