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최승호 PD를 비롯한 PD수첩 소속 PD들을 대거 인사 이동한 데 대해 MBC 김재철 사장과 이명박 정부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MBC는 2일 오후 회사 인트라넷에 게시한 공고를 통해 PD수첩 간판인 최승호 PD 등 6명을 타 부서로 발령낸 바 있다. 최 PD는 앞으로 ‘생방송 오늘아침’에서 외주 프로그램 관리 담당자로 일하게 된다. 특히 최 PD는 발령 전까지 이명박 대통령이 다닌 ‘소망교회’의 문제점을 취재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더더욱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3일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번 발령은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사실상의 해고 조치”라고 규정하며 “광우병 문제와 4대강 문제 등 이명박 정권의 치부를 정면으로 조명한 프로그램을 도려내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언론자유의 상징이었던 PD수첩에 대한 이러한 탄압은 MBC에 대해 이명박 정권이 내린 사망선고”라면서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이 도를 넘고 있다. 특히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MBC를 식물언론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MBC 최승호 PD.
민주노동당도 대변인 논평을 내고 “김재철 사장 연임 이유가 무엇인지 그대로 보여준 인사라고 본다”며 “게다가 이번에 전보 발령된 최승호 PD는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의 문제점을 취재 중이었다고 한다.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안된다는, 김재철 사장의 비뚤어진 충성심이, 소금 같은 역할을 해온 PD들을 내쫓은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명박 정권에게 눈엣가시 같은 PD수첩 등 비판적 보도 프로그램을 모두 없애고, MBC를 정권을 위한 방송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진보신당은 조승수 대표가 이날 대표단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정부와 MBC를 맹비난했다. 조 대표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비판 프로그램인 피디수첩을 길들이고 직할통치하겠다는 김재철 사장의 의도를 드러낸 폭력적인 인사”라고 지적하면서 “김재철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뒤 이명박 정권에 대한 과잉충성으로 망나니가 칼을 휘두르듯 하고 있다. 조중동의 종합편성 채널 선정과 더불어 언론 죽이기가 이명박 정부에서 최악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국민참여당도 “PD수첩 제작진 강제 발령은 진실 보도 언론인 재갈 물리기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 “최근 연임에 성공한 김재철 사장은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MBC를 친정부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노골적으로 밀어붙여 왔다.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강제 발령 또한 예외가 아니”라고 비판하며 “국민의 알 권리와 진실 보도를 위해 현장에서 뛰어 온 후배 언론인의 손발을 묶고 재갈을 물리려는 이번 인사 조치는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