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8월 1일부터 비상경영체제 돌입…“3년 연속 대규모 적자”

MBC, 8월 1일부터 비상경영체제 돌입…“3년 연속 대규모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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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에 이어 MBC도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다.

MBC는 7월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만 900억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며 “3년 연속 대규모 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MBC 영업손실은 12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한 수치다.

MBC는 이미 임원 임금 10% 삭감 및 업무추진비 30% 반납, 전 직원 연차수당 현금보상한도 축소를 시작했다. 다음 달부터는 조직 축소와 해외지사 효율화, 파견 대상 업무 축소, 프로그램의 탄력적 편성 및 제작비 효율화 등을 추가로 시행한다. 이를 통해 지난해 대비 174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해 영업성과와 상여금 연동, 임금피크제 확대 적용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영하 정책기획부장은 “지상파 광고 시장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으로 앞으로도 환경이 좋아지기는 어렵다”며 “내년 예산 편성 시에도 고강도로 예산 절감 방안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5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축소하는 자구책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MBC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발표하면서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등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능희 기획조정본부장은 “상반기에만 400억 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올해 광고매출은 지난 1993년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상파에 대한 비대칭 규제 개선을 통한 공정경쟁 확보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중간광고는 비대칭 규제의 대표적 사례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말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등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중간광고 도입은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또 이를 추진하던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조 본부장은 “공정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게 지상파의 요구고,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면서 “아직까지도 중간광고가 허용되지 못하는 것은 뼈아픈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유튜브에도 중간광고가 들어간다. 거의 모든 콘텐츠에 다 중간광고가 들어가고 있는데 지상파에서만 못 하는 건 공정하지 않은 것 같다”며 “중간광고 허용 시 방송사당 100~200억 원 정도의 광고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고, 광고주 역시 중간광고를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발전기금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본부장은 “2000년 이후 MBC 본사와 지역 네트워크의 방발기금 분담액은 6600억 원에 달하는데 적자가 나더라도 광고 매출의 일정 부분을 분담하도록 돼 있다”며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이 경쟁하고 있는 현 상황에 맞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