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 제작 환경 개선되나?…‘가이드라인 기본사항’ 합의 도출 ...

지상파 드라마 제작 환경 개선되나?…‘가이드라인 기본사항’ 합의 도출
노동시간 단축, 표준근로계약서 도입 등 일과 삶의 균형 실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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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협의체

[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지상파 드라마 제작 현장의 노동 환경에 큰 전환점이 마련됐다. 근로기준법에 부합하며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합의 도출된 것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3사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로 구성된 ‘지상파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 공동협의체’는 지난 6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방송 드라마제작환경 가이드라인 기본사항’에 전격 합의했다고 6월 20일 밝혔다.

열악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열악한 환경은 ‘쪽대본’이라는 악습이 시청자에게도 더 이상 낯설지 않을 만큼 고질적 병폐로 지적받아 왔다. 부족한 시간에 무리한 작업이 이뤄지면서 제작 종사자의 상해·사망 사고가 이어지자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관행으로 지속해 온 장시간의 노동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일부에서는 변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쾌거 외에도 표준근로계약서를 적용해 제작한 것으로 주목받았다. 근로기준법을 주제로 다룬 MBC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의 박원국 PD는 제작 발표회 당시 제작 현장에서 근로시간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종사자 대표를 선출하고 그 종사자 대표와 협의 하에 근로시간과 휴식시간 기준을 확실히 정해서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가이드라인 합의는 이러한 변화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제작 환경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는 “합의에 이르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지만 협의체에 참여하는 주체 간에 신뢰를 거두지 않고 지속적 대화를 통해 소중한 합의를 만들어냈다”며 “앞으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낼 소중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의한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우선 노동시간의 단축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의 취지에 부합하도록 법규 및 적정 기준에 따라 노동시간을 지속해서 단축할 방침이다.

노동시간과 함께 많은 지적을 받았던 인건비 등 근로 조건도 개선할 계획이다. 최소한의 인건비와 근로 조건을 지키기 위해 ‘드라마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를 제정하고 ‘드라마스태프 표준인건비기준’를 수립해 이를 적용한다.

또한, 제작 환경에 대한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제작 현장별로 ‘종사자협의체’를 운영한다. 협의 절차에는 방송사 책임자, 제작사 책임자, 종사자 대표자가 참여해 노동시간 및 휴게시간, 산업 안전 조치, 종사자의 근로조건에 대한 사항을 다룬다.

아울러, 이러한 합의 사항의 이행과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곧 후속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협의체는 “방송사와 제작사협회, 노동조합은 표준근로계약서가 드라마 제작 현장에 제대로 정착되고 노동인권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지상파 드라마 제작 주체들이 선택한 변화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