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1월 19일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법카 사용’ 등 지난 4월 청문회에서 지적된 내용이 반복돼 구태의연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 후보자를 향해 “세월호 사건 당일 단란주점에 갔던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청문회에서도 양 후보자의 법인카드 내역은 뜨거운 감자였다. KBS에서 제출한 법인카드 사용내역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사용 내역이 담겨있지 않았으나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체적으로 입수해 공개한 자료에는 노래방 사용 내역이 담겨있었고, 2014년 4월 16일 밤 부산 해운대의 한 노래연습장에서 16만 원 정도가 계산됐다. 당시 한국당 측은 “세월호가 침몰한 날 밤. 양 후보자는 부산의 한 노래방에 있었다. 그랬던 사람이 노란 리본을 달고 적폐청산을 외쳤다니 이중인격자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소름이 돋는다”며 양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양 후보자는 “계속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을 초래해 국민들게 송구하다”며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제 법인카드가 사용됐다는 지적을 받고 당혹스러웠다. 이후 최대한 그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그날 저녁 회식에 참석했던 증언자들의 증언을 듣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한 뒤 당일 일정을 설명했다.
그는 “1차로 저녁 횟집 회식에 참석했고 이후 노래방에서 16만원 상당의 비용을 법인카드로 제가 결제했다”면서도 “아직도 기억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결제한 시각과 그날 참석했던 대부분 참석자의 증언을 미뤄볼 때 제가 그곳에서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 당일 그런 모임을 가진 것은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 세월호 참사 유족께 사과드렸고, 국민들께도 다시 송구하다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공세는 이어졌다. 최연혜 한국당 의원은 “참석자 11명 중 9명이 노래방에 갔는지 안 갔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며 “KBS 직원들은 집단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대출 의원도 “노래방 문제가 중요한 것은 첫째 국가기간방송 간부로서의 자세, 둘째 말바꾸기, 셋째 이중성의 문제”라며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사과한 것은 다행이지만 (결제하려고 잠시 들린 것처럼 말한 것은) 진정한 사과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은 KBS 보도의 공정성 부분도 언급했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KBS 9시 뉴스만 틀면 ‘땡문뉴스’가 나온다는 지적이 많다”며 “그만큼 정권에 편향돼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용기 의원 역시 “4월 사장 취임 때 KBS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했는데 이제 보니 KBS를 민주노총의 품으로 돌려준 것 같다”고 비판했다.
현재 KBS 사장인 양 후보자는 앞서 해임된 고대영 전 사장의 잔여 임기(11월 23일까지)를 수행 중이다. 양 후보자가 이번 청문회 이후 대통령 재가를 받으면 11월 24일부터 3년 동안 사장직을 연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