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를 아웃링크로 전환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아웃링크는 포털에서 검색한 정보를 클릭했을 때 해당 정보를 제공한 본래 사이트로 이동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와 반대로 포털 내에서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은 인링크라 하며, 네이버는 인링크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포털의 뉴스 서비스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논란이 있었다. 포털을 언론사로 분류하느냐 마느냐부터 최근 ‘드루킹 사건’을 통해 떠오른 댓글 조작까지 많은 이슈를 가지고 있다. 이에 박광온·신경민·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미디어오늘은 ‘포털 댓글과 뉴스 편집의 사회적 영향과 개선 방안’ 세미나를 5월 2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앞서 네이버는 제휴를 맺고 있는 124개 언론사에 아웃링크에 대한 찬반 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내고, 세미나 당일 오후 1시까지 의견을 회신할 것을 공지했다. 이에 세미나에서도 네이버의 아웃링크 방식 전환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현재 네이버를 통한 뉴스 페이지뷰와 언론사 자체 사이트의 페이지뷰를 비교하면 네이버를 통한 페이지뷰가 3.65배에 달하며 대부분의 국민이 네이버를 통해 뉴스를 보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네이버는 뉴스 콘텐츠에 대한 값으로 언론사에 전재료를 지불하고 있지만, 전재료를 지불하기까지의 과정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논란이 있다.
뉴스 콘텐츠 소비에서 네이버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지자 시장의 독과점과 플랫폼으로서 자생 능력 상실을 우려한 언론사측에서 이를 문제 제기해 온 것이다. 이번 아웃링크 방식 전환 역시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계기로 플랫폼으로서의 언론의 비중과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미국의 경우 주요 언론사 사이트의 트래픽 47%가 외부 유입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단 4%에 불과하다. 뉴스를 소비할 때 생산자의 언론사의 사이트로까지 유입이 연결되지 않고 단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언론사에서는 네이버의 인링크 방식이 이러한 단절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으며, 아웃링크 방식으로 전환하면 네이버에 몰려 있는 트래픽이 언론사에 분산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다.
그러나 발제를 맡은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는 아웃링크 방식을 통해 언론사가 안고 있는 위기를 타개해 나가고자 하는 데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언론사 사이트의 지저분한 광고 배너와 일관되지 않은 레이아웃 등으로 사용자 경험에 대한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질 것이며 이는 뉴스 소비 자체에 대한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뉴스의 다양성을 보장하기보다 트래픽을 끌어오기 위한 언론사 간 과도한 경쟁으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뉴스가 범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토론자로 참석한 원윤식 네이버 상무는 인링크 방식을 사용한 뉴스캐스트 시절 “뼈저린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선정성·낚시성 기사가 범란했으며, 제목 자체에 ‘헉’, ‘충격’, ‘알고 보니’ 등의 단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기사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알고리즘 역시 큰 문제다. 이미 네이버의 기사 배치가 공정한가를 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알고리즘 설계에 있어 어떠한 의미든 가치 편향을 배제할 수는 없으며, 한편에서는 네이버가 이를 의식해 기계적 중립에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네이버는 아웃링크 방식 전환 여부에 대해 제휴 언론사에서 어떤 답이 왔으며 찬반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 등 의견 취합에 대해 아직까지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정환 대표는 “규모가 큰 언론사는 전재료 매출을 포기하더라도 영향력 복원 차원에서 아웃링크 전환을 원하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언론사는 그나마 어느 정도 여론 다양성을 보장하는 네이버에 남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윤식 네이버 상무는 세미나에서 “의견 취합 후 어떤 방식으로 결정하느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라며 “아웃링크에 대한 언론사의 의견을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습관이 돼 있는 우리나라에서 네이버가 아웃링크 방식을 도입해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인지 그 변화의 파장은 어떠한 형태를 띨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