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집에선 한 숙제는 검사하지 않겠다는 것” 지적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6‧13 선거방송을 앞두고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조건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 3월 재승인 합격 기준인 650점에 미달한 TV조선을 비롯한 종편은 재승인 조건으로 ‘오보‧막말‧편파방송 관련 법정제재 4건 이하 유지’를 부과받았다. 1년에 법정제재 4건을 넘기게 되면 시정명령을 받고, 반복되면 재승인이 취소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방송을 심의하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시작됐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선거여론조사 보도 기준 준수 △후보자의 방송 출연 제한 △선거 보도의 공정성·형평성·정치적 중립성 확보 등의 내용을 담은 권고사항을 의결‧공포한 뒤 “이번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종편 재승인 조건에서 선거방송은 제외됐다. 방통위는 “선거방송은 방송심의규정이 아닌 별도의 특별 규정으로 제재를 받기 때문에 예외 사항”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4월 20일 성명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종편의 오보와 노골적인 편파 보도가 재승인 조건에 영향을 미칠 법정제재에서 제외된다면 문제의 진원지는 놔두고 변죽만 울리는 규제가 된다”며 “선거방송에 대한 심의 결과를 재승인 조건에서 제외한다는 ‘유권 해석’은 숙제 검사를 한다 해놓고 집에서 한 숙제는 검사하지 않겠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관계자는 “이번 조건은 개국 이후 끊임없이 지적돼 온 종편의 오보, 막말, 편파 방송을 개선할 유일한 규제였다”며 “이렇게 되면 종편의 오보와 추측 보도를 예방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유권 해석은 이제 그만하길 바란다”며 “설령 이 조건이 지난 3기 방통위 결정이었다 해도 지금의 방통위는 제대로 된 방송통신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과거의 청산과 개혁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