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갈등설’ 이완기 이사장 사임

‘방문진 갈등설’ 이완기 이사장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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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이완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3월 15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이사 자리는 그대로 유지한다.

이 이사장은 이날 ‘방송문화진흥회의 온전한 독립을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오늘 이사회를 끝으로 방문진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며 “방문진의 독립과 MBC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저의 부덕과 능력의 부족함으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고영주 전 이사장의 불신임이 가결되면서 후임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그러나 이후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이사장보다 연장자인 지영선 이사를 임명하면서 갈등설이 불거졌다. 방문진 이사장은 방통위가 임명한 방문진 이사 중 선출되는데, 관행상 연장자가 이사장직을 맡아왔다. 이 때문에 차기 이사장으로 지영선 이사가 거론됐으나 이사장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지영선 이사는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 2월 사퇴했다.

이 이사장의 입장문에도 이 같은 내용이 반영돼 있다. 이 이사장은 “방문진의 이사 선임 방식은 아직도 법과 규정이 아닌 과거의 관행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러한 모습은 법이 부여한 권한과 책임의 소재를 모호하게 하고, 방문진의 고질적 문제인 정파성을 증폭시키며, 궁극적으로 방문진과 MBC의 정치적 독립에 장애요소로 작용해왔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당시 MBC 계열사와 자회사 임원 선임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이사장이 자리욕심 때문에 이사장직을 놓지 않고 있다’ ‘MBC 계열사의 임원 선임을 이사장이 좌지우지한다’는 등의 악의적인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고 말한 뒤 “방문진 이사회 일각에서 벌어진 이러한 일탈행위는 이사 상호 간의 신뢰를 깨뜨린, 청산해야 할 적폐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 이사장의 사임으로 당분간 방문진은 이사들 가운데 최고 연장자인 김상균 이사가 이사장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방문진 관계자는 “오는 22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이사들 간 호선으로 이사장을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