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박종석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 ‘공정 방송 복원’을 목적으로 하는 YTN의 파업이 40일을 넘어섰다. YTN 구성원들은 지난 9년간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낙하산 사장에 맞서 해고될 것을 무릅쓰고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보도 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투쟁해 왔으며, 이 오랜 투쟁이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공정 방송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지닌 사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선임된 최남수 사장은 노사 합의 파기, 성희롱 트윗, 이명박·박근혜 칭송·두둔, 한일 역사관 등의 자질 문제를 빚었으며, YTN 구성원들은 공정 방송 복원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수행하기에는 부적절한 인사라는 결론에 이르러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 사장은 노사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진위를 떠나 조직 통합을 이끌지 못하고 파업에까지 이르게 한 부족한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분명할 것이다.
대주주가 공기업으로 구성됐으며 설립부터 공영방송을 지향해 온 YTN은 시청자에게 24시간 실시간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정치·사회·문화의 공정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보도 채널이다. 촛불 정신으로 드러난 사회 전반의 적폐 청산과 공정성 실현에 대한 국민의 요구가 여전한 상황에서 감춰진 진실을 파헤쳐 보도하고 정치·사회 현상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제시를 담당해야 하는 YTN이 반년 이상 혼돈에 놓여있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오랜 시간의 투쟁 속에 시민자문단 등 투명한 제도를 도입하며 신뢰받는 사장을 선임하고 안정적 경영 기조에 들어선 KBS, MBC에 이어 YTN의 조속한 정상화 완료는 언론적폐를 청산하고 건전한 언론 문화 구현을 위한 기반 마련을 마무리한다는 의미에서 노사 당사자를 넘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이를 정리해야 할 이사회가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사 간 극한 대치 상황으로 이어져 해결의 실마리 찾기가 장기화하고, 이는 노사 공멸의 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 이상의 파국을 막기 위해서라도 책임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 언론의 독립과 공정성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에서 방통위의 위상과 역할은 재점검돼야 한다. 책임 기관으로서 수동적 입장을 견지하기보다는 적극적 개입을 통한 공영방송 복원의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
그 우선 과제로 반년 이상 혼란에 놓여 있는 YTN부터 해결 방안을 찾아 시청자에게 시청권을 돌려줘야 한다. 노사의 입장을 떠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YTN은 국민의 자산이며, 국민은 YTN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 감시와 약자 대변이라는 언론사 본연의 역할 복원을 위한 YTN 이사회와 방통위의 신속한 방안과 조치가 시행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