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KBS, MBC, SBS 등 주요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조건부 재허가’가 의결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2월 26일 제49차 방송통신위원회를 개최하고 오는 12월 말에 허가 유효 기간이 만료하는 주요 지상파 방송사, 라디오 DMB 등 147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재허가 심사는 공정성, 투명성, 전문성 확보를 위해 방송·미디어, 법률, 경영·회계, 기술, 시청자 등 각 분야 전문가 11인으로 구성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쳤다. 그 결과, 14개 방송사의 133개 방송국은 재허가 기준 점수인 650점 이상을 획득해 재허가 유효 기간 3년을 부여받았다.
한편, KBS, MBC, SBS, 대전MBC 등 14개 방송국은 기준 점수인 650점에 미치지 못했다. 심사위원회는 이들 방송사는 방송 공정성 제고, 제작 종사자의 자유와 독립 강화, 종사자 징계 절차 개선, 콘텐츠 경쟁력 제고 등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에 방통위는 대표자에 대한 추가 의견 청취, 추가 자료 접수를 통해 해당 방송사의 의지와 구체적 이행 계획을 확인했으며, 4개 방송사 모두 미흡한 사항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시청자의 시청권 보호를 고려해 재허가 조건의 엄정한 이행을 전제로 ‘조건부 재허가’하고 역시 3년의 재허가 유효 기간을 부여했다.
이번 재허가 심사는 △방송 공정성과 종사자에 대한 부당 징계 논란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 확보 방안 △제작·편성의 자율성 △종사자에 대한 부당 처우 방지 △지역 방송사의 지배구조 개선 △외주 제작 거래 관행 개선 △일자리 창출 확대 방안 등을 중점 심사했으며, 심사위원회 주요 지적 사항 등을 반영해 재허가 조건과 권고 사항을 부가했다.
특히, 외주 제작 시장의 부당한 관행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뒀다. 방통위는 KBS와 EBS에 자체 제작 표준 단가표를 제출하도록 조건을 부가해 자체 제작과 외주 제작 프로그램 간 제작비 격차를 최소화하도록 유도했다. 또, 지난 19일 5개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시장 불공정관행 개선 종합대책’을 골자로 ‘외주제작 거래 기준’을 방송사가 준수하도록 조건을 부가했다.
아울러 KBS와 MBC에는 편성위원회를 정기적으로 또는 필요할 때 반드시 개최하도록 하는 등 제작 현장 종사자와 경영진 갈등 해소 시스템의 원활한 운영을 돕고, 방송 제작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자율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재난 방송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최근 지진 등 재난 재해의 빈발에 따라 신속하고 효과적인 재난 방송을 시행할 수 있도록 방송사의 의무를 강화했으며, MBC와 SBS에 고화질 DMB 방송을 내년 3월 내에 시행하도록 했다. 이로써 DMB 방송사 전체가 고화질 방송을 시행하게 된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재허가 심사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들이 자신들의 공적 지위와 책무를 되돌아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에 부가한 재허가 조건과 권고 사항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방통위는 재허가 신청서 작성 사항 표준화, 평가지표 개선 등 심사위원회의 건의 사항을 폭넓게 수렴하고 정책 연구 등을 통해, 향후 ‘재허가·재승인 사전 기본 계획’을 보완하고 재허가 제도 개선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