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국제방송, 예산 삭감으로 프로그램 70% 폐지 위기

아리랑국제방송, 예산 삭감으로 프로그램 70% 폐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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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국회와 기재부는 비정규직 260명 대량 해고를 방치할 것인가”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아리랑국제방송이 예산 삭감으로 현재 방송 중인 TV 프로그램의 70% 이상을 폐지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아리랑국제방송에 따르면 아리랑국제방송의 내년 예산은 505억 원으로 올해 예산 584억 원 보다 79억 원(13.5%) 감소했다.

아리랑국제방송은 매년 약 600억 원의 예산으로 운영된다. 이중 약 60%에 해당하는 370억 원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방송발전기금 명목으로 지원받고, 50억 원은 문체부가 마련한 국제방송교류재단의 보유 기금에서, 나머지 170억 원은 자체 수입으로 운영해왔다.

문제는 주무부처인 문체부가 운영하고 있는 국제방송교류재단의 보유 기금이 바닥을 보이고 있고, 여기에 방송발전기금도 삭감됐다는 점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결정하면서 아리랑국제방송에 편성되는 방송발전기금을 10% 삭감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리랑국제방송은 내년 예산에 맞춰 현재 방송 중인 TV 프로그램 38개 중 70%가 넘는 27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경영 계획을 잡았다. 프로그램이 폐지되면 PD는 물론이고 작가, 카메라, 리포터 등 비정규 제작 인력 감축도 불가피하다.

아리랑국제방송 관계자는 “260여 명의 비정규직이 해고될 위기”라며 “정부의 추가 재정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량 해고, 경쟁력 악화, 국제방송으로서 위상 하락 등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1월 22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공 부문 일자리 안정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을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기재부는 무책임한 예산 정책이 대량 해고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단 비난을 듣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그 책임은 기재부와 예결위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리랑국제방송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법 제정도 필요하다”며 “언론노조는 이 모든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고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