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노조 “폐업을 말하는 대주주는 OBS에서 손을 떼라”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정리해고에 이어 급여 삭감과 비정규직화를 일방 통보한 OBS 사측이 이번에는 ‘방송사 폐업’을 거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 지부는 7월 7일 성명을 통해 “사측이 어제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3차 설명 자료’를 보내 노조가 임금 감액에 동의해주지 않아 추가적인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엄포를 높았다”며 “사측이 또 다시 직원 협박하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앞서 OBS 사측은 지난 6월 19일 설명회를 열고 급여 15% 감액과 11명의 비정규직화를 공식화했다. OBS 노조에 따르면 사측이 이날 50여분 동안 진행될 설명회에서 “주주들이 증자할 의지가 없어 보이니 직원들이 나서 급여 반납을 결의해야 주주를 설득하고 증자도 이끌어낼 수 있다”며 급여 삭감을 강요했다.
이에 대해 OBS 노조는 “이날 설명회에서 사측은 반복적으로 허가 취소를 언급하며 공포를 조장하기에만 바빴고, 이 과정에서 상습적인 경영 수치 부풀리기 정황도 드러났다”며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밝혔다.
유진영 노조위원장은 “지금 OBS 문제는 10%나 20%의 임금 삭감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돈이 필요하다는 회사가 조합의 ‘55억 원 퇴직금 출자 전환’ 제안마저 수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사측을 강하게 성토했다.
한 OBS 관계자는 “사측은 모든 경영 위기의 책임을 임금 감액을 안 한 노조로 돌리지만 노조가 누누이 밝혔듯이 OBS의 위기가 단지 임금 10% 감액으로 정상화될 수 있겠느냐. 100% 자체 편성을 하는 방송사가 단 2개의 자체 프로그램만 제작하면서 ‘과비용 구조’를 운운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OBS 노조는 “사측은 2016년 비상 경영과 재허가 위기 때 대체 무슨 노력을 했나? 대주주는 “법적 지분 한도 7~8억 정도만 증가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왜 새로운 투자자에겐 문을 닫고, 경영책임에 따른 감자엔 귀를 막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왜 항상 ‘뼈를 깎는 노력’은 직원들만 해야 하냐”고 말했다.
앞서 OBS 노조는 ‘퇴직금 출자 전환’을 사측에 공식 제안하면서 전제 조건으로 감자(減資)를 내걸은 바 있다. 이들은 “퇴직금 출자 전환의 목적은 실질적인 증자를 이끌어내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경쟁력 있는 방송사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1대 주주인 백성학 회장만 결단한다면, 그 지분만큼 새로운 주주를 영입해 증자를 하고 직원들의 퇴직금을 출자전환해 증자하면 현 상황은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OBS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결국 13명을 해고했다.
OBS 노조는 “더 이상 희생은 없다”며 “10년간 희생의 결과가 방송사 폐업의 위기라면 우리의 희생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지금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 사업자로서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폐업을 무기로 OBS 구성원과 1600만 지역 시청자, 심지어 방송통신위원회까지 협박하는 대주주 백성학 회장은 더 이상 방송 사업자의 자격이 없다”며 OBS에서 손을 떼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