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본방송의 성공을 바라며

[사설] 지상파 UHD 본방송의 성공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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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유주열 방송기술저널 편집주간] 지난 5월 31일 지상파 UHD 본방송이 수도권 지역에서 개시되었다. 한 차례 본방송 개시일이 연기되기는 했지만 세계 최초로 지상파에서 UHD 방송 시대를 열었다는 측면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HD 방송에 비해 4배 이상의 선명한 화질, 다채널의 실감 음향, 보다 깊이 있고 풍부한 색감을 구현할 수 있는 HDR(High Dynamic Range), HFR(High Frame Rate), 모바일 동시 방송 및 IP 기반의 다양한 부가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개시 현재 시점에 이러한 모든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앞으로 단계적으로 구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 술밥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당장은 방송사들이 비디오‧오디오 및 단일 주파수 방송망(SFN) 구성에서 출발했다. 앞으로 보다 내실 있고 완성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관련 업계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새로 시작한 서비스의 성공적인 안착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지원책이 필수적이다. 수신 안테나의 내장 문제, 이미 판매된 DTV-T2 방식의 수상기 셋톱박스 보급 문제, 방송 권역 내 직접 수신 보장 등의 정책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송출한다고 한들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UHD 전환을 위해 시스템 구축 및 콘텐츠 제작 등에 막대한 비용 부담을 안고 있는 방송사를 위한 재정 지원 방안도 빠르게 논의돼야 한다. 예를 들면 간접 광고 허용 및 TV 수신료 현실화 문제 등이 제한적이지만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 부분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데 현재의 정부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신 정부 들어 장관 인선 문제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 정책의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 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다. 임기가 만료된 방통위원장은 공석으로 남아 있고, 상임위 구성도 미완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국민을 위한 무료 보편적 방송 서비스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사상 초유의 방통위 개점휴업 상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의 지혜로운 결단이 요구된다.

가전사 입장에서는 보다 완성도 높은 수상기의 보급이 시급해 보인다. 현재 시중에 미국 방식의 수상기가 보급되고 있기는 하나 아직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다고 한다. UHD 본방송의 가장 큰 수혜자로서 시청자 복지 차원인 안테나 내장 문제 및 셋톱박스 보급 문제 등의 사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단순히 수상기만 팔아 놓고 나 몰라라 하는 자세로 일관하다가는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UHD 본방송이 성공적으로 국민들 속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방송사, 정부 기관, 가전사 등 각계의 조화 있고 성의 있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