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MBC가 사과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 전 대표는 3월 21일 오후 MBC가 주재한 민주당 대선 후보 <100분 토론>에서 “들어오는 길에 해직 기자들이 피케팅하는 모습을 봤는데 참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MBC의 현 상황을 언급했다.
문 전 대표는 “지금 국민들이 적폐청산을 말하고 있는데, 적폐청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언론 적폐”라며 “공영방송이라도 제 역할을 했더라면 이렇게 대통령이 탄핵되고, 아주 중요한 범죄의 피의자로 소환돼 구속되니 마니 하는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에 자랑스러웠던 MBC는 어디 갔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해직 기자들의 복직 등 MBC에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C는 즉각 반발했다. MBC는 3월 22일 공식 입장을 내고 “문 후보는 민주당이 요청해 편성한 토론 프로그램에서 ”MBC가 아주 심하게 무너졌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며 “공영방송 장악 시도를 중단하고 MBC 비방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MBC는 △해직자 문제는 현재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다 △MBC는 탄핵 반대 집회를 찬양한 사실도 없고 △탄핵 다큐멘터리 취소는 편성과 제작의 정상적인 의사 결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추진되던 제작물 중단을 지시한 것이라며 문 전 대표의 발언을 조목조목 따졌다.
MBC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토론 이후 노조 집행부를 만나 “2012년 대선 때 전원 다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한 뒤 MBC 보도와 편성에 대해서도 “탄핵 반대 집회를 찬양하기도 하고, 탄핵 다큐멘터리를 방영을 취소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MBC는 “‘곧 집권할 수도 있는’ 문 후보의 잣대에 맞지 않는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MBC에 대해 ‘언론 적폐 청산’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닌가? 문재인 후보 캠프의 잣대에 미리 미리 알아서 기고, 맞추지 않는 언론을 쓸어버리겠다는 공영방송 장악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MBC는 공식 입장 발표에 이어 아침 뉴스 프로그램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다뤘다.
MBC의 사과 요구에 문 전 대표 측은 다시 비판하고 나섰다. 문 전 대표 경선캠프 대변인인 김경수 의원은 3월 22일 논평을 내고 “MBC가 ‘공영방송 흔들기’라는 비판 뉴스를 내보내며 언론 적폐의 민낯을 드러냈다”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눈감았던 MBC가 ‘공영방송 흔들기’라고 나서니 국민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해직 기자들의 분노와 눈물을 국민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며 “MBC는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이라는 제자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