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지상파 UHD 본방송 연기되나?

2월 지상파 UHD 본방송 연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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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지난해 말 본방송 연기 의견서 방통위에 제출
최성준 방통위원장 “일정 연기 신중하게 검토할 것”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올해 2월로 예정돼 있는 지상파 초고화질(UHD) 본방송이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정합성 테스트 등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을 연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이 연기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월 6일 방통위와 방송 업계에 따르면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3사는 지난해 말 올해 2월로 예정된 지상파 UHD 본방송 서비스를 9월로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방통위에 제출했다. EBS가 오는 9월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시작하는 만큼 일정을 맞춰 UHD 본방송을 동시 시작하자는 것이다.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이 촉박하다는 의견은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지적됐다.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지난해 12월 세미나에서 “UHD 본방송을 차질 없이 해내기 위해서는 새로이 채택된 ATSC 3.0 표준 기반의 방송 송출‧송신 시설을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하고, 이에 맞춰 UHD TV를 적기에 출시해야 하며, 안테나 보급 등 시청자들이 불편 없이 UHD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며 지상파 UHD 방송을 앞두고 여러 가지 현안들이 산적해 있음을 인정했다.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도 기술적인 부분, 콘텐츠 수급 문제, 직접 수신 부분 등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준비 전반이 부족한 상황임을 인정했다.

이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지난해 12월 12일 성명서를 내고 “본방송이 2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지만 UHD 방송 제작과 송신 환경이 여전히 불완전하다. 아직까지 UHD 방송과 관련된 장비가 납품되지 않은 것도 있고, 납품된 장비 대부분도 완제품이 아닌 시제품으로 불안정한 상태”라며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이 연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기술적인 준비뿐 아니라 시청자 수신 부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4년부터 판매한 UHD TV는 유럽식인 DVB-T2 방식이 적용돼 있기 때문에 별도의 셋톱박스를 설치해야 하는데 아직도 이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정리되지 않았다”며 “지상파가 일정에 맞게 UHD 방송을 내보내도 볼 수 있는 시청자가 없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UHD 방송을 송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테스트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 상황이 최적화돼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방송사고 등 정확도 부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1월 5일 업무보고 기자 브리핑 자리에서 “KBS는 공영방송이기에 정부 허가증을 받아야 장비를 발주할 수 있는데 이제야 허가증이 나왔다”며 “UHD 방송을 위해선 장비 발주 후 정합성 테스트도 거쳐야 하는데 현 상황으로는 2월에 원활한 방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 연기를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한 뒤 다만 지상파 방송사가 제안한 6개월 연기에 대해선 “정해 놓은 기간이 있는데 그 기간이 무의미할 정도로 무한정 방송 시점을 미루는 것도 안 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관련 업계에선 최 위원장이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에 대해 거듭 이야기한 만큼 일정 연기는 사실상 확정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지상파 방송사가 주장한 대로 오는 9월로 연기될지 아니면 상반기 중 연기로 정리될지는 미지수다.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이달 안에 지상파 UHD 본방송 일정 검토를 마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