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밝힌 ‘티빙(tving)’이 실시간 TV 무료화를 선언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자체 콘텐츠를 기반으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ver the top, OTT)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인데, ‘한류(韓流)’로 대변되는 국내 콘텐츠의 영향력을 감안해 동남아시아부터 시작하겠다는 CJ E&M의 전략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CJ E&M은 내년 1월 3일부터 티빙의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12월 21일 밝혔다.
‘실시간 방송 무료화’에 방점을 찍은 이번 선언은 최근 티빙을 CJ E&M의 대표 디지털 플랫폼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이은 것으로 콘텐츠 접근성을 높여 방문객 수와 가입자 수를 늘리고 규모를 키우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티빙의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월 2,900원을 내야 했다. 하지만 내년 1월 3일부터는 tvN, Mnet, OCN, 온스타일, 투니버스 등 티빙에서 제공하는 153개의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주문형 비디오(VOD) 상품도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5,900원짜리 VOD 이용권으로 이전에는 별도로 구매해야 했던 투니버스와 중화TV 등의 VOD는 물론이고 영화까지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9,900원으로는 5,900원 이용권 혜택에 영화 월정액 상품까지 이용할 수 있다. 내년 6월까지는 9,900원 상품 구입 시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는 이용권도 함께 제공된다.
CJ E&M은 티빙의 이 같은 서비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OTT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콘텐츠에 선호도가 높은 일본과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내년에는 미국과 유럽, 중남미를 포함한 전 세계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CJ E&M 관계자는 “이미 일본에서는 지난달부터 기존 Mnet 홈페이지를 티빙으로 대체 론칭해 고객들이 모바일과 PC, TV에서도 실시간 방송, VOD, 클립 등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개편 한 달 만에 유료 가입자 수가 기존 대비 30% 성장하는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과 태국에는 올해 말 스마트 TV를 시작으로 모바일과 PC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하이라이트 클립과 영어로 제작된 일부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제공하던 미국의 무료 OTT 서비스도 내년 상반기에 티빙으로 전환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동시에 디지털용 스핀오프 콘텐츠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CJ E&M 관계자는 “tvN <코미디빅리그> 출연진들이 대기실에서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오프 더 코빅>을 디지털용으로 만들어 ‘티빙 라이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대현 CJ E&M 미디어콘텐츠부문 콘텐츠사업본부장은 “영상 이용 행태 변화에 따라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시청 경험을 확대 제공하기 위해 실시간 채널 무료화 서비스라는 결정을 내렸다”며 “동남아 지역을 시작으로 내년 1분기까지 유럽과 중남미 등으로 티빙 서비스를 확대해 한류 콘텐츠의 세계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국내에 진출한 이유 중 하나가 한류 콘텐츠 확보”라며 “우리나라의 영화와 드라마 등의 콘텐츠가 중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동남아시아, 남미, 유럽까지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티빙이 넷플릭스와 같은 자체 제작 콘텐츠로 OTT 사업을 시작한다면 승산이 완전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