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 경매 앞두고 통신 업계 ‘고민’ ...

700MHz 주파수 경매 앞두고 통신 업계 ‘고민’
“700MHz 무선마이크 간섭 가능성 높아”…‘무용지물’ 전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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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700MHz 주파수 대역 40MHz폭에 대한 경매 계획을 밝히자 한동안 잠잠했던 700MHz 무선마이크 간섭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지난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는 4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2년 12월 31일 700MHz 대역 무선마이크 사용을 종료키로 했다.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의 홍보 부족으로 700MHz 대역 무선마이크 사용이 지속돼 700MHz 대역 무선마이크 사용 중지로 인한 국민 피해액이 4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선마이크에 대한 단속을 2020년 12월까지 미루기로 결정했다. 결국 2020년 12월까지는 740~752MHz 대역에서 무선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모바일 광개토 플랜에 따라 이동통신에 할당한 700MHz 대역 728~748MHz(상향), 783~803MHz(하향) 중 상향 대역인 740~748MHz 대역이 무선마이크 대역과 겹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700MHz 대역의 주파수 간섭 현상이 불가피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무선마이크 대역으로 인한 주파수 간섭은 700MHz 주파수 용도 문제를 논의할 당시부터 불거졌던 문제다. 당시 지상파 방송사들은 무선마이크와 통신 간 간섭을 주장하며 주파수 경매를 실시하더라도 통신 사업자가 당장 700MHz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통신 업계에서는 통신과 무선마이크 상호 간 영향이 적고, 간섭 회피 기술 등을 적용하면 공동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당시 일부 매체는 “주파수 사용량을 100으로 본다면 이 중 90% 가량이 하향 대역에서 사용되고, 겹치는 대역도 8MHz 폭으로 크지 않아 간섭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했으나 본지 조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상향 대역 8MHz 폭뿐 아니라 보호 대역에서도 4MHz 폭 혼신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통신 할당 시 해당 대역에서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주파수 혼신의 문제는 국민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주파수 경매를 코앞에 둔 통신 업계는 700MHz 주파수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선마이크로 인한 간섭 문제 때문에 700MHz 주파수의 효용 가치가 낮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할당받아도 일부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0년 900MHz 주파수를 할당받은 KT 역시 간섭 문제로 주파수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바 있다. 당시 KT는 900MHz 주파수를 2,500억 원에 할당받았으나 해당 대역에 LTE 기지국을 설치하자 RFID(전자태그), 고출력무선전화기(코드리스폰, 900MHz 맥슨 무선전화기) 등과 혼신을 일으켜 기지국 설치를 중단했다. 700MHz 주파수 대역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기에 통신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