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OLED에 그래핀 붙여 투명도-화질 개선
세계 1등 OLED 기술 + 그래핀 융합 통해 후발국 초격차 확대

[방송기술저널 강민정 기자] 국내 연구진이 꿈의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에 최근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그래핀 기술을 접목해 디스플레이의 투명도와 화질을 크게 개선시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OLED 기판의 위쪽에 투명 전극으로 사용하던 얇은 금속 전극을 그래핀 투명 전극으로 대체해 전기가 흐르되 투명하게 만드는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2월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12월 2일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그동안 OLED에 사용하던 금속 전극은 주로 은(Ag)소재였는데 내부광에 의한 반사로 각도에 따라 시야각이 바뀌는 문제가 있었다. 또 외부광에 의해서도 반사돼 화질에 영향을 줬다.

ETRI 연구진은 이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내·외부광에 반사가 거의 없는 그래핀에 주목하고 이를 대체한 결과, 투명도 약 40%, 반사도 약 60%가 더 좋아졌다고 밝혔다.

ETRI 관계자는 “현재, 가로 세로 각 23mm 크기, 두께 30㎛(마이크로미터) 필름형태로 만들어 유기층에 그래핀 투명 전극을 붙여 OLED 점등 시연에 성공했다”며 “향후 투명 OLED 디스플레이와 백색 OLED 기반 대면적 OLED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경우 투명도와 화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 기술은 기존 진공 공정의 OLED 제조 방법과 달리 유기층과 그래핀에 필름을 붙이는 방식(Lamination)으로 기존의 어떤 기술보다 간단한 공정으로 OLED 제조가 가능하다. 이로 인해 둘둘 말아 쓰는 형태(Roll to roll)의 연속 공정을 이용한 제조기술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연구진은 전망하고 있다.

또한 ETRI는 한화테크윈과 함께 그래핀 투명 전극을 OLED의 하부 전극에도 적용하는 기술개발을 고품질 그래핀 박막 전극 소재 협력을 통해 진행 중이다. 관련 기술 개발 결과는 미국전기전자학회(IEEE)서 발행하는 나노포토닉스 분야(JSTQE) 저널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정익 ETRI 소프트I/O인터페이스연구실장은 “후발국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OLED 산업에서 본 기술은 후발국과의 초격차를 확대해 나가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의 ‘미래 광고 서비스를 위한 에너지 절감형 환경 적응 I/O 플랫폼 기술 개발’과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그래핀 소재의 OLED 투명 전극과 박막 봉지 적용을 위한 기판 사이즈 5.5.세대 이상의 그래핀 필름 및 OLED 소자/패널 기초 및 응용 기술 개발’ 과제를 통해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ETRI는 향후 금속을 얇게 그리드 형태로 만들어 면저항을 낮추는 기술과 크기를 모바일 디스플레이 크기로 대면적화 하는 기술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