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 수립과 지상파 규제 완화를 기대한다

[사설] UHD 활성화를 위한 정책 수립과 지상파 규제 완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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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MHz 대역 주파수 분배 방안이 확정됨에 따라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를 주축으로 지상파 UHD 정책 방안 마련을 위한 전담반도 구성되고 정부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올해 안으로 UHD 방송 종합 발전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왔던 주파수 분배 방안이 효과적으로 결실을 맺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정부나 방송사, 가전사들이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2013년 말에 미래부, 방통위, 문체부가 발표한 ‘방송산업종합발전계획’은 폭 넓게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는 달리 침체된 방송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한 것으로 과도한 규제를 혁신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자는 게 핵심이다. 그렇지만 정부는 종합편성채널에 황금 채널 배정, 의무전송채널 지정, 방송발전기금 면제, 광고 직접 영업 허용 등과 같은 특혜를 제공한데 이어 케이블 사업자의 8VSB 활용, 위성방송 사업자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을 허용한 데 반해 지상파 방송사에는 EBS에 지상파 다채널 방송을 허가한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허용치 않고 있다. 심지어 EBS의 MMS 서비스도 시범 서비스로 진행되고 있다. 아무리 매체 균형 발전을 위한 비대칭 규제라고 해도 다매체 경쟁으로 경영 악화를 겪고 있는 지상파의 입장으로는 이 같은 정책적 비대칭을 더 이상 수용하기 힘들다.

친 유료방송 위주로 진행된 정부의 디지털 전환 정책으로 직접수신율이 한 자리 숫자까지 떨어진 지상파 방송사로서는 고품질의 UHD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고, 국민들에게 다양한 시청권을 공급할 수 있는 다채널 방송을 무조건 실시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직접수신율을 자연스럽게 끌어 올려 국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아직도 지상파 방송사의 영향력이 과점 형태에서 지상파 방송사 전체의 다채널 방송은 무리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어느 매체가 더 국민에게 공익적인가 하는 원론적인 논제는 뒤로 하더라도 차세대 방송인 UHD 서비스가 활성화 되려면 콘텐츠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지상파가 기틀을 다질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해 본방송 도입 시기와 범위를 결정하고 시설 투자 지원 및 단말 안테나 내장화 등 정책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사실 지상파 방송사는 디지털 전환 당시 수천억 원의 비용을 들이고도 별다른 혜택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현재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UHD 방송 서비스에 투자하라고 아무리 등을 떠밀어도 선뜻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다.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주파수 배분이 국민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고 우리나라 가전사와 방송 관계 산업이 활성화 되어 세계적인 주도권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정부는 지금이라도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UHD 활성화를 위한 법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