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최진홍) 국가재난안전통신망(국가 재난망)이 기존 테트라 및 와이브로가 아닌, LTE 방식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10년 넘게 끌어오던 국가 재난망 구축사업이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대통령 담화를 거쳐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하지만 본 사업이 700MHz 주파수와 얽히며 상황은 혼돈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미 미래창조과학부는 안전행전부로부터 국가 재난망 사업에 대한 전권을 부여받아 상당부분 추진 로드맵을 완성한 상황이다. 공식적으로 700MHz 대역 주파수를 국가 재난망에 활용한다는 발표는 없지만, 익명을 요구한 미래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국가 재난망 구축을 전제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해당 주파수를 국가 재난망에 활용한다면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우선 국가 재난망은 와이브로와 테트라 방식의 사례에서 비추어 볼 때 LTE라고 해도 데이터 송신과 수신에 각각 10MHz 폭이 필요하다. 여기에 철도에서 활용하는 LTE-R이 자리를 잡으면 그 형태는 변경될 수 있겠지만 20MHz 폭 내외의 주파수가 할당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가 재난망이 독자망이 아니라 상용망 방식으로 추진되면 기존 통신 서비스와의 충돌지점이 발생한다는 변수가 있다. 현재 미래부가 늦어도 3년안에 국가 재난망 사업을 마친다고 천명했기 때문에 해당 기술에 따른 주파수 활용폭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독자망이냐, 상용망이냐에 다르고 통신 송신 시설의 전반적인 검수를 포함한 다양한 기술 적합성 문제까지 겹치면 국가 재난망 사업은 상당한 후폭풍을 예고하는 셈이다.
게다가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현재 방송과 통신의 각자의 이유를 들어 해당 주파수의 할당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국가 재난망이라는 변수는 메가톤급 폭풍으로 여겨진다.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대통령 담화까지 나온 상황에서 국가 재난망이 빠르게 구축된다는 전제가 설득력을 얻었지만, 해당 사업이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로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점을 차치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할당주장을 펼친 방송과 통신의 입장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700MHz 대역 주파수를 통합 공공안전망 형태의 LTE 기술로 국가 재난망 대역을 설정한 이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고시가 아닌 700MHz 대역 주파수 상하위 40MHz 폭 통신할당을 전면 폐기해 방송에 할당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와이브로와 테트라 방식에서 LTE,로 급선회한 국가 재난망은 당연히 필요한 기술이지만, 아직 제반상황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에 쫒겨 ‘LTE 국가 재난망+통신’으로 700MHz 대역 주파수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LTE 국가 재난망+방송’의 영역으로 공적 주파수 대역을 설정하자는 주장이다.
이는 막대한 주파수를 보유한 상황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통신사를 해당 주파수에서 배제시켜 타 주파수 영역의 영업을 보장하고 국가 재난망과 공공의 방송 플랫폼을 하나로 묶는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