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KBS 평양지국 설치 필요”

“4.27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KBS 평양지국 설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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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10여 년 동안 중단됐던 남북 방송 교류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방송학회와 정의당 추혜선 국회의원이 5월 30일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 9간담회실에서 공동 주최한 ‘4.27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한 방송 교류와 협력 세미나’에 참석한 대다수 전문가들은 “남북 공감대 형성에 방송만큼 효과적인 매체는 없다”며 남북 프로그램 교류 및 공동 제작, 현업 방송인 교류 등의 방안을 거론했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박주연 한국외대 교수는 “방송은 남북간 상호 교류 협력의 매개인 동시에 사회통합을 시키는 수단”이라며 독일의 공영방송이 통일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박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 방송 중인 통일 및 북한 관련 TV 프로그램은 양적‧질적으로 부족하다”며 “객관적‧사실적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장르의 북한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중장년층뿐 아니라 미래 세대와 남북한 주민들도 함께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홍문기 한세대 교수 역시 이 같은 의견에 공감하며 “KBS는 국가기간방송인 만큼 평양지국 설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 교수는 “남북 간 언론 교류는 지난 1991년 12월 13일 체결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이후 2000년 6.15 선언, 2007년 10.4 선언, 올해 판문점 선언 등을 통해 수차례 재확인됐다”며 “KBS가 먼저 평양지국을 실험적으로 설치한 뒤 점진적으로 타 방송사와 언론매체로 확대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KBS가 외신이나 탈북자 등 제3자 정보에 의존해 북한 뉴스를 보도할 경우 추측성 보도와 오보를 낼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남북이 의도치 않은 오해를 겪을 수 있다. 또 남북 관계가 진전되고 있다고 하지만 여러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KBS가 평양지국을 개설해 장기적으로 일관된 ‘통일 메시지 전략’을 실천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현재 북한에 지국을 설치한 언론사는 CCTV, 신화사, 인민일보, 이타르타스통신, AP, APTN, 교도통신, AFP 통신 등이 있다. 홍 교수는 “전 세계 주요 언론사들이 평양에 지국을 설치한 상황에서 정작 당사국인 한국만 특파원이나 주재원을 둘 수 없어 ‘정보 주권’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KBS의 평양지국 설치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