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 후, 방송사 파업 어디로 가나

19대 총선 후, 방송사 파업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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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방송 3사 동시파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많은 정치적 이슈를 품고 치러진 4.11 총선은 여당인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모두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야당의 연이은 실기로 이뤄낸 ‘기적’이라는 것이 많은 정치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 결과가 방송사 파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우선 방송계 안팎에서는 이번 총선을 계기로 공정방송 복원 및 정부의 언론장악 문제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미디어 공약은 커녕 방송사 파업에 어떠한 해결의지도 보이지 않은 여당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정국은 다시 세찬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있다. 즉 방송사 파업 문제에 있어 국민의 진정한 뜻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해진 셈이다.

하지만 방송 및 언론사의 파업이 100일을 넘기고 있고 총선결과와는 별도로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국민의 의지가 높아가기 때문에 ‘선거 승리’를 바탕으로 본 무대에 뛰어든 19대 국회가 이 문제를 마냥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않다. 즉 지금까지는 여러 정치적 사안에 숨어 별 의지를 보이지 않던 정부와 여당이 아이러니하게도 ‘선거 승리’로 방송사 파업 문제를 마냥 방치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19대 문방위에 야당 성향의 인사들이 많이 입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총선결과를 보면 18대 총선 문방위원 중 일부만 ‘생환’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물갈이되었기 때문이다. 즉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기존의 언론 및 정책기조를 그대로 가져간다고 해도 문방위를 중심으로 하는 야권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현재 18대 문방위원 중에서 3분의 1만 이번 총선에서 당선돼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19대 국회 문방위는 대다수 위원이 새로 구성돼야 하는 상황이 됐으며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 자유선진당 5석, 무소속 3석으로 나온 개표 결과에 따라 새누리당 문방위 위원 비율이 줄어들것이 확실시된다. ‘투사’적 성향이 강한 야당 인사들이 대거 문방위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노웅래(재선), 민병두(재선), 정청래(재선), 배재정(초선), 신경민(초선), 최민희(초선), 임수경(초선) 민주당 의원은 18대 국회에는 없었지만 19대에 입성했다. 노웅래·신경민 의원은 MBC, 민병두 의원은 문화일보, 배재정 의원은 부산일보, 정청래 의원은 17대 문화관광위원회 간사, 최민희 의원은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임수경 의원은 방송위원회 남북방송교류위원 출신이다.>

또 이외에도 17대·18대에서 문방위 활동을 한 김재윤(3선), 전병헌(3원) 의원과 18대에서 문방위를 경험한 이종걸(4선), 이상민(3선), 변재일(3선), 장병완(재선) 의원이 19대에서도 문방위에 배치되는지 여부에 따라 종편 및 여당의 방송, 언론 기조에 여전한 공세를 취할것으로 보이며 상대적으로 미디어 공약을 발표함은 물론 ‘정치적 공격력’이 강한 13석의 통합진보당에서 문방위원을 배정할 경우 여권의 미디어 정책에 대한 ‘공세’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게다가 통합진보당에는 언론인 출신은 매일노동뉴스 발행인을 역임한 노회찬 의원도 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아직 새누리당은 방송사 파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있다. 바로 이 점이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다수당을 차지한 새누리당의 여전한 ‘불통 기조’속에서 핵심 주무부처인 국회 문방위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기대되는 이유다. 종편 청문회 여부가 불투명하고 여러 미디어 사안들이 안개속에 빠져있지만 방송사 파업에 대한 의미있는 성과가 빠른 시일내에 도출될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