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16년 1월 1일부터 케이블 TV에서 지상파방송 3사의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가 중단됐다.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업계는 지난 11월 26일로 예정됐던 VOD 서비스 중단 시점을 12월 31일까지 연장하면서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MBC는 11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5년에 이미 공급한 콘텐츠 공급 대가는 케이블TV VOD가 전년 대비 15% 인상된 기준으로 정산하되, 2016년 공급에 대한 협상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씨앤앰과 HCN, 티브로드의 대표자를 포함한 협상단이 나설 것”이라며 “일단 협상 시한과 중단 계획을 연기하자는 케이블 방송사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MBC를 비롯한 KBS, 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지상파 재송신 협상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개별 케이블 방송사(SO)에 VOD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이 첫 번째이고, 그동안 정액 기반의 무료 VOD 공급 대가를 가입자당(CPS)으로 전환하는 것이 두 번째다. MBC는 가입자당 93원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TV VOD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두 가지 조건을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최정우 케이블TV VOD 대표는 12월 31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료 VoD 산정 방식을 기존 정액제가 아닌 CPS로 전환하는 것은 수용할 수 있지만 개별 SO에 대한 VoD 서비스 중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케이블TV VOD는 지상파 방송사를 포함한 국내외 250개 콘텐츠 업체로부터 VOD를 사들여 전체 케이블TV(SO)에 공급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VOD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1월 1일부터 MBC의 유‧무료 VOD는 전부 중단됐고, KBS와 SBS는 신규 콘텐츠 VOD 공급이 중단됐다. KBS와 SBS의 기존 VOD는 365일이 지난 것부터 순차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KBS는 “지난 1년 간 인내심을 가지고 VOD 협상에 임해왔지만 케이블과의 입장 차가 워낙 커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개별 MSO에 VOD를 직접 공급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KBS와 씨앤앰은 협상의 마무리를 위해 2016년 1월 15일까지 협상 시한을 연장하는 동시에 VOD를 직접 공급할 예정”이라며 “KBS는 씨앤앰 측이 VOD 중단 없는 협상을 위해 추가 협상 기한 동안 직접 공급을 요청해 수용하기로 했으며 VOD뿐 아니라 다양한 마케팅 및 전략적 제휴 방안까지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씨앤앰이 방송사와의 단독 협상을 선언함에 따라 다른 케이블 MSO와의 협상도 개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랜 기간 동안 VOD를 중단하게 되면 케이블이나 지상파 양측 모두 상당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VOD 수익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른 시일 내 서비스는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