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권과 혐연권, 그 영원한 딜레마

흡연권과 혐연권, 그 영원한 딜레마

469

 20살때부터 담배를 피웠고, 중간에 3년, 1년, 1년, 담배를 끊었었고 한 두어달 피다가 요새 또 안핀지 한 한달여 된것 같습니다. 담배라는게 참 피우고 싶고, 피우면 맛있긴한데 또 피우자니 건강에 안좋고 그래서 피우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지요. 그러다보니 어떤 심리적인 위치랄까요, 그런것도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딱 중간에 서있게 됩니다. 얼마전 피시방 전면금연에 대한 뉴스도 있었고 이에대한 여러가지 의견들이 많아서 개인적인 느낌을 그냥 편하게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TV속 금연캠페인(NoNoNo)
개인적으로 금연에 대한 캠페인중 가장 거부감이 심한 캠페인이 이것입니다. 버스정류장같은 에피소드야 그렇다 치더라도 법적으로 허가된 곳에서의 흡연까지 싸잡아서 마치 죽일놈 취급하는 캠페인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죠. 흡연하는자는 사회의 암적 존재인양 취급하면서 보건소를 안내하는 국가의 모습이 저에게는 야누스로만 느껴집니다. 이런 말이 씨가 먹히려면 일단 담배생산을 아예 금지해버리던가, 최소한 담배값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간접세는 없애고 이야기해야 말이 되는거죠. 비웃고 싶어집니다.

2. PC방 전면 금연화
현실적으로 비흡연자 입장에서 PC방을 갔을때 간접흡연은 참 괴롭습니다. 흡연석 금연석 암만 잘 구분해놔봤자 담배연기는 흘러들어오게 되어 있는거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섞여 있으면서 아이들의 간접흡연과 성인용 게임에의 무분별한 노출까지 부정적인 요소가 너무 많죠. 그렇다고 PC방을 전면 ‘금연’으로만 지정하는것 역시 PC방 업주의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을 불러오게 될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PC방 업주의 자율로 ‘흡연가능 성인전용 PC방’과 ‘흡연 불가능 전연령 출입가능 PC방’으로 아예 나누어서 운영하는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3. 일반적인 경우의 건물 내 실내금연
극단적인 예입니다만 제가 유럽의 어느 공항을 갔었을때, 공항 내부에서 사람들이 꺼리낌없이 흡연하는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궁금해서 안내원에게 물어보기까지 했죠. 그사람의 대답이 걸작이었죠. ‘공항은 공공 서비스 시설이고 흡연자역시 그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는 국민이다. 문제는 담배를 피지 않는 타인이 담배연기를 느낄수 있느냐 없느냐이다. 우리 공항은 공조시스템이 세계 1~2위 수준으로 잘 되있는 공항이고 따라서 사람들이 담배를 핀다고 해서 그 연기가 오래 남아있지 않는다. 그리고 담배 피는 사람도 대부분 공기가 잘 통하는 spot에서 예의상 담배를 피워 준다. 요는 자율이고 우리는 그 자율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한다’라는 대답이었죠. 솔직히 저도 그때 담배를 안피던 시기였지만 담배연기때문에 괴롭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1번에서 한 이야기를 다시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국가에서 허가해서 자기 의사로 피는 담배에 좋고 나쁜 굴레를 뒤집어 씌우는게 저는 매우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담배 필 의사를 갖고있는 사람에게 억지로 담배를 피지 못하게 하는것 역시 저는 집단의 폭력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따라서 실내 금연을 전면적으로 실시하는것은 매우 옳지 못한 방법이며 건물 내 ‘흡연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여’ 흡연자들은 이곳에서’만’흡연을 할 수 있게 하는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흡연실 이외에서 흡연시 징계가 가해져야만 하고요.

4. 거리흡연
비흡연자들이 자주 이야기하는것들 중 하나가 거리흡연에 관한 문제입니다. 저역시 걸어가고 있을때 앞에서 걷는사람이 담배 들고 걸어가면 계속 담배연기를 맡아야 되기 때문에 짜증이 나죠. 저는 이에 대한 해법을 일본에서 보았습니다. 오차노미즈라고 유명한 악기상들이 모여있는 거리였는데, 거리 흡연이 불법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럼 담배피는 사람들은? 걷다보면 약 100m~200m간격으로 재떨이가 있고 그 공간에서는 흡연이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비흡연자들의 이야기도 걸어갈때 계속 앞에서 가는게 짜증나는거지 멈춰서있는 흡연자 옆을 지나가는건 별 상관이 없다고 하더군요. 정 싫으면 그때만 잠깐 숨 참으면 되는거니까요. 우리나라 역시 전면적인 거리흡연은 금지하되, 흡연Spot을 여러군데 만들어서 거기선 서서 필수 있게 하면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톡까놓고 흡연자들도 걸어가면서 정신없이 피는것보다 멈춰서서 그냥 한대 여유있게 피고 가면 더 좋지 않나요? 그래봤자 1분인데 말입니다. 버스정류장 금연조치 역시 이런 측면에서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5. 끝으로
담배는 건강에 안좋습니다. 사실 금연하는게 좋죠. 하지만 그 선택은 개인이 하는거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한 남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닙니다. 혐연권이 당연히 존중받아야 하듯이 흡연권도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요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고, 항상 시스템이 문제죠. 사람을 권선징악적 시선으로 재단하는건 대부분 실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시스템을 바꾸려는 노력이 아쉽습니다.0

<권태훈 KBS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