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11월 21일 KBS 부산총국에서 ‘경남권 지역 방송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승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그동안 서울과 지역 간 연합회원 교육 복지 격차를 줄이고, 지역 연합회원들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 듣기 위해 지역 세미나를 확대하려고 노력해왔다”면서 “오늘 이 자리는 그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는 소중한 순간이자 지역 방송기술인의 전문성과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하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기술은 매 순간 변화와 도전 속에 놓여 있는데 특히 올해는 뉴미디어, 디지털 전환, AI 등 급격한 변화 속에서 방송기술의 역할과 비전이 다시 한 번 강조되고 있다”면서 “오늘 세미나를 통해 지역의 목소리를 듣고, 더 나은 방송기술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계호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사무처장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세미나의 첫 발제는 김승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이 맡았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KBS 방송기술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앞서 KBS 제작기술센터 후반제작부 팀장으로 올해 뛰어난 영상미로 대하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고려거란전쟁’의 Technical Supervisor로 활동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콘텐츠 제작 트렌드 2024: XR 제작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Technical Supervisor란 △콘텐츠 제작 기술 이슈 히스토리 △KBS XR 제작 사례 중심으로 본 기술적 이슈 △XR 스튜디오 구축 △VP 관련 주변 기술 이슈(3D SCAN, 볼류메트릭, 디지털휴먼) △디지털 어셋과 AP 국내외 현황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회장은 “Technical Supervisor는 전체 UHD 워크플로를 기획하고 관리하는 역할로 시각특수효과(Visual Effects, VFX) 기획 및 제작뿐 아니라 기술 펀딩에도 참여한다. 다른 말로 하면 Technical PD라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고려거란전쟁’에서도 VFX 장면이 잘 구현될 수 있도록 연출진과 업체 사이 조율도 하고, 직접 기술 펀딩에 참여해 지원을 받는데도 기여하고, 자체적으로 대체 가능한 장면은 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내부에서 처리하는 등 전방위적인 업무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기존 SD부터 최근 UHD까지의 KBS 대하사극 및 드라마 장면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기술 발전 이전에는 퀄리티 높은 CG 제작을 위해선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REAL time Graphic Engine의 비약적인 발전과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이 더해져 퀄리티 높은 CG가 실시간으로 디스플레이(VR) 되고 합성(AR)이 가능하게 됐다”면서 “결과적으로 XR의 발전은 콘텐츠 연출과 기획 영역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XR 스튜디오 구축의 구성 요소 및 고려할 사항부터 차세대 스튜디오 워크플로 계획까지 현장에 직접 적용 가능한 조언을 건넸다.
두 번째 발제는 김태환 KBS 후반제작부 팀장이 맡았다. 김 팀장은 3D 제네럴리스트로 Unreal Engine을 사용해 3D 그래픽을 구현하고, AR, VR, XR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는 전문가다.
김 팀장은 ‘고려거란전쟁’뿐 아니라 최근 많은 콘텐츠에서 적용하고 있는 버추얼 프로덕션에 대해 강조했다. 버추얼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이란 실사 이미지와 가상 이미지를 실시간 결합하는 것으로 실감 콘텐츠 제작과 실시간 시각효과 기술 전반을 아우른다. 초대형 발광다이오드 벽(LED wall)에 3D 배경을 실시간 투사하고 배우와 배경을 동시에 촬영해 원하는 장면을 비교적 정확하게 만들 수 있다. 버추얼 프로덕션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실감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선 그린 스크린(Green Screen)이라 불리는 크로마키 배경에서 촬영한 뒤 별도의 후반 작업을 통해 기술을 콘텐츠에 입히는 과정을 거쳤다.
김 팀장은 “버추얼 프로덕션은 콘텐츠 창작자가 기존의 익숙한 실사 콘텐츠 제작 과정과 동일한 방식으로 디지털 제작 방식을 구현하도록 하는 각종 기술을 포괄하는 용어로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도와준다”며 “구체적 기법으로는 월드 캡처(로케이션 및 세트 스캐닝, 디지털화), 시각화(프리비즈, 버추얼 카메라), 퍼포먼스 캡처(모션 캡처, 볼류메트릭 캡처), 사이멀캡(세트장 내 시각화), LED 볼륨 촬영으로도 알려져 가장 많이 활용되는 인-카메라 시각효과(ICVFX)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강의가 마무리된 후에는 지역 연합회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간담회 자리도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김승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과 조충남 MBC 방송기술인협회 회장, 장진영 SBS 방송기술인협회 회장, 최영훈 YTN 방송기술인협회 회장 등도 참석해 지역 방송기술인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