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또 믿빠진 독 물붓기?

통신사, 또 믿빠진 독 물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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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이후 확보 가능한 700MHz 대역 방송용 필수 주파수의 활용을 두고 난시청 해소 및 UHDTV를 비롯한 뉴미디어 활용을 통해 공공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지상파 방송사의 주장과 데이터 트래픽을 이유로 추가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통신사들의 주장이 치열한 파열음을 내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LTE에서도 무제한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LTE 서비스 이용 고객들을 위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LTE 데이터 무한자유 95/110/130’ 요금제 3종을 오는 31일부터 3개월 간 한정적으로 선보인다고 밝히며 아울러 LTE 요금제에 안심옵션을 결합한 ‘LTE 데이터 안심 55/65/75’도 3개월 간 가입자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 요금제는 기본 제공 데이터량 외에도 풀HD급 고용량 영화 2편 이상을 매일 시청할 수 있는 3GB를 제공해 사실상 속도제한 없이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 3GB를 초과하더라도 U+HDTV,고화질 동영상 등 현재 LTE 기반의 모든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LG유플러스의 사실상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도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통신사들이 보여준 주파수 활용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당초 통신사들은 3G 시절 데이터 트래픽을 이유로 현존하는 대부분의 주파수를 자신들이 할당받아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도 통신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주파수 경매를 주도했으며 위성 DMS 종료 및 기타 주파수 활용 사업에서 뽑아낼 수 있는 대부분의 주파수는 통신사에 할당 예정인 상황이다. 물론 방송용 필수 주파수인 700MHz 대역 주파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회장 최동환)을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 및 시민단체는 이러한 방통위와 통신사의 방침이 미디어 공공성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통신사들이 700MHz 대역 주파수에 욕심을 내는 것보다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남발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파수 할당을 요구하기 전에 자사의 이익을 위해 통신사들이 저지른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막무가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남발’에 대책을 세우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사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조금 사태로 대표되는 통신 3사의 치열한 제살 깎아먹기 경쟁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으며 이제는 LTE 무제한 요금제까지 운운하며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대한 책임을 사회 전반에 미루는 행태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LTE 요금제 사태에는 통신사의 무책임한 주파수 활용 로드맵이 그대로 묻어난다”고 지적하며 “통신사들은 자사의 이익을 위해 난시청 해소 및 뉴미디어 발전 인프라를 포기하라고 주장한다. 그런 이유로 정부는 LTE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하려는 통신사의 무책임함을 간파하고 이들에게 무조건적인 주파수 할당을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