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에 4,000억 추가 지원 확정…협력사 숨통 트나 ...

태영건설에 4,000억 추가 지원 확정…협력사 숨통 트나
언론노조 SBS본부 “어떤 형태로 위기가 SBS로 전이될지 우려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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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업구조조정(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에 4,000억 원 추가 지원이 확정됨에 따라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던 협력사들의 숨통이 트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제2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안건이 2월 23일 오후 6시 기준 75% 이상의 찬성을 얻어 가결 조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의 주요 안건은 신규 자금 지원과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의 조기 상환 여부였다. 1차 회의와 마찬가지로 서면으로 진행됐으며, 신용공여액 기준 75%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의결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금융채권자협의회는 산업은행이 연이율 4.6%, 대출 기한 5월 30일을 조건으로 4,000억 원을 지원하되, 추후 발생하는 손실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이 비율에 따라 분담하는 방식으로 신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을 열어줘 협력사들의 공사 대금 지급 등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말 만기가 도래한 1,485억 원 규모의 상거래 채권 중 외담대 451억 원을 조기 상환하는 안건도 가결됐다. 이 역시 협력사들의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금융채권자협의회는 1월 12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를 의결했다. 금융채권자협의회는 4월 11일까지 모든 금융 채권에 대한 상환을 유예하고,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 및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산업은행의 판단에 따라 상환 유예 기간은 1개월 늘어날 수 있다.

실사 및 평가 결과 태영건설의 정상화 가능성이 인정되고, 계열주 및 태영그룹이 자구 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한다고 판단되면, 주채권은행은 그 결과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해 금융채권자협의회에 부의하고 의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 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내놓은 뒤 “그래도 부족할 경우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태영그룹은 블루원 골프장의 자산 유동화를 통해 1,4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TY홀딩스는 2월 23일 “블루원 용인CC와 상주CC의 자산 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금액 2,000억 원 가운데 용인CC에 대한 대출 600억 원을 상환하고, TY홀딩스에 순유입된 금액은 14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조달된 자금은 협력사 공사 대금 등 태영건설의 운영 자금이 부족할 경우 지원될 예정이다.

이번 자산 유동화는 ‘세일 앤 리스백’(Sales&Lease Back)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림건설이 TY홀딩스에 두 골프장에 대한 임대차 보증금 2,000억 원을 지급하고 블루원에 재임대를 준 것이다. 골프장 운영은 블루원이 맡게 되고, 블루원은 골프장 운영에 따른 수익을 한림건설과 나눠 갖게 된다. 만기는 3년이다.

TY홀딩스는 “매각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돼 단기간에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과 골프장 홀당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등 매각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2월 23일 성명을 통해 TY홀딩스의 자회사 SBS미디어넷 인수 소식에 우려를 표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이번 미디어넷 인수는 SBS 100% 자회사인 ‘스튜디오프리즘’을 통해 이뤄지며 인수가는 1,627억 원으로 유보금과 계열사 차입을 통해 327억 원을 마련하고 부족한 1,300억 원은 연리 6.5%에 빌려오기로 했다고 한다”면서 “SBS 유보금이 직접 동원되지 않았을 뿐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를 통한 인수는 결국 우리 자본이 투입되는 것과 다름없고, SBS는 빚보증까지 서게 돼 결국 태영 사태가 SBS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이은 TY홀딩스 자회사 인수가 정말 SBS의 미래와 구성원을 위한 합리적 결정이었는지 책임 있게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태영 사태가 SBS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던 최초의 약속은 워크아웃 개시 시점엔 TY홀딩스 보유 SBS 지분 6.3% 윤재연 씨에게 담보 제공으로, 2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선 4,000억 원 신규 지원을 위한 나머지 지분 전량 담보 제공으로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또 어떤 형태로 위기가 SBS로 전이될지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마지막으로 “SBS의 공정성과 독립성은 절대 지켜져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는 여전하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강력 투쟁에 나서겠다는 결의 역시 유효하다는 것을 사측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