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워너 계열사, 국내 PP 지분 100% 인수

타임워너 계열사, 국내 PP 지분 100% 인수

351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유예기간이 종료되자마자 미국 미디어 기업들이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 미디어 기업이 국내 콘텐츠 시장의 유통을 좌지우지해 방송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한미 FTA 체결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국내 방송 시장이 다원화됐기 때문에 그 영향이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타임워너 계열사 터너엔터테인먼트네트웍스코리아는 최근 카툰네트워크의 지분을 100% 인수했다. 지금까지 카툰네트워크는 중앙일보 계열사인 중앙방송이 지분 51%, 터너 측이 49%의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한미 FTA가 발효되면서 터너 측이 중앙방송의 지분을 인수하게 된 것이다.

한미 FTA는 지난 2012313일에 발표됐지만 방송 부문의 경우 적용시점을 3년 이후로 미뤄 올해 315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과 합작 형태로 진출할 수밖에 없었던 미국 미디어 기업들이 단독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 홈쇼핑 등에 대한 투자 제한은 현재와 같이 유지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타임워너를 시작으로 국내 방송 시장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미디어 재벌 루퍼드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 계열사인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NGC), 할리우드 영화사 소니픽쳐스텔레비전 계열인 AXN 등이 추가 지분 확대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미디어 기업들의 진출은 국내 방송 업계의 위기일 수밖에 없다. 특히 소규모 자본의 영세업자들로 이뤄진 PP 업계가 고사될 것이라는 우려는 한미 FTA 체결 당시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한미 FTA 체결 시점보다 국내 콘텐츠 시장이 성장했기 때문에 한미 FTA로 인한 충격이 예상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은 본지 기고를 통해 국내 PP들이 기존 프로그램을 유통만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해 편성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미디어 기업들이 비집고 올 빈틈이 메워지고 있고, 소비자들의 드라마 선호 추세가 바뀌고 있다“3년 전만큼 위기감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콘텐츠를 주로 편성하는 채널들은 미국 미디어 기업이 직접 운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PP 업계의 변화는 어느 정도 예상되고 있다. 권 연구원은 “PP 입장에서 프로그램 제작은 장기적 측면에서 경쟁력 강화 전략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한미 FTA에 잘 대응하면 국내 PP들의 역량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에 국내 시장의 많은 부분을 미국 미디어 기업에 내어줄 수도 있다면서 한미 FTA가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