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최진홍) 청와대가 중폭 수준의 개각을 단행하며 국가개조의 기치를 힘껏 들어 올렸으나 극우 논란에 휘말린 문창극 전 총리 내정자의 사퇴로 국정운영의 동력 자체가 상실될 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흠결이 적을 것으로 보이던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자격시비가 도마 위에 올라 눈길을 끈다.
6월 25일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양희 내정자가 2006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포스코ICT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자신의 연구팀에서 포스코ICT의 지원을 받아 2차례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 내정자가 포스코ICT의 사외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그가 속한 연구팀은 포스코ICT의 지원을 받아 2006년 4월 1일부터 2007년 3월 31일까지 ‘WiBro Multicast Broadcast Service (MBS)’라는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또 해당 연구팀은 2007년 5월 1일에서 2008년 4월 30일까지 포스코ICT가 후원한 ‘WiMAX Multicast Broadcast Service (MBS) Implementation’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에 최 의원은 민간기업으로부터 받는 프로젝트 용역비는 대개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을 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하며, 자신이 사외이사로 있던 기업으로부터 적지 않은 액수의 후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개인적 학문 성과까지 쌓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포스코ICT가 최 내정자에게 지급한 사외이사 보수도 업계의 관례상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최 내정자가 자신의 연구팀에 포스코ICT의 지원이 있었던 2008년 4월 30일까지는 총 21회 열린 이사회에 무려 20회 출석하며 50개의 이사회 안건 중 단 하나의 반대표도 던지지 않은 반면(2007년 2월 13일 개최된 이사회 의안 ‘T9 프로젝트 사업 승인’과 2008년 1월 11일 개최된 이사회 의안 ‘2008년 FLYVO 사업 계획’에 대해서 재심의 의견을 냈다), 포스코ICT가 연구팀에 지원을 끊은 2008년 5월부터 2012년 3월까지의 이사회 의안에 대해서는 총 8건의 반대표를 던지며 견제구를 날렸다는 점이다.
당장 최 내정자가 사외이사와 교수를 겸직하며 회사에 ‘대가성 지원’을 무언의 압력을 행사했다는 비판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2012년 7월 2일 서울대는 이러한 폐혜를 없애기 위해 ‘서울대학교 전임교원 사외이사 겸직허가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며 “사외이사 겸직교원은 원칙적으로 겸직기간 및 겸직 종료 후 2년 이내에 해당 회사로부터 연구용역을 수탁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한 제3조 5항을 신설한 바 있다. 물론 최 내정자의 포스코ICT 사외이사 재직은 2012년 3월 종료되었기에 ‘서울대학교 전임교원 사외이사 겸직허가에 관한 지침’을 소급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충분히 도덕적 비판이 가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최 의원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포스코ICT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투명경영을 위해 노력했는지, 과연 도덕성에 문제는 없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최 후보자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서 재벌 등 대기업과 거대 정보통신기업의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최 내정자와 삼성과의 특수한 관계도 청문회에 임하는 최 의원을 비롯한 많은 국회 미방위원들의 관심사다.
최 내정자의 ‘군 문제’도 돌발변수다. 자진사퇴한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도 본인의 군 복무 시절 특혜논란과 관련된 구설수에 휘말린 바 있지만, 최 내정자도 본인과 아들이 병역특례(전문연구요원)로 군 복무를 마친 점이 검증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내정자가 병역특례 중 해외유학을 가 박사학위를 받은 점이 핵심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 내정자는 1977년 3월부터 1984년 12월까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1979년 9월부터 1984년 6월까지 프랑스 국립정보통신대학교로 해외교육 파견을 가 전산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또 최 내정자의 아들이 2009년 7월 입대하고 2012년 7월 이병으로 제대해 병역특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도 변수다.
한편 6월 25일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최양희 내정자에 대한 검증 포인트를 ‘병역특례 중 해외유학’에 정조준 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군 문제가 가지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