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청와대가 ‘수신료 분리 징수’ 국민청원에 대해 “수신료 통합징수는 법원에서 적합하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답했다. 다만 “KBS가 수신료의 가치를 더욱 무겁게 인식하고, 공영방송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KBS 수신료 전기요금 분리징수 청원’은 10월 10일 시작됐다. 청원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0월 8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KBS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 관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 김경록 프라이빗뱅커(PB)의 인터뷰 내용을 검찰에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에서 비롯됐다. 청원인은 “최근 KBS 법조팀과 검찰의 유착관계로 의심되는 정황이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며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뉴스를 방송하는 공영방송에 수신료 납부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후 ‘일본해(Sea Of Japan)’라고 표기된 지도 사용, 독도 헬기 영상 미제공 의혹 등 KBS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국민청원은 11월 7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20만 명을 돌파했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12월 6일 청원에 대한 답변을 공개했다. 강 센터장은 “KBS 수신료는 1981년 2천500원으로 인상된 뒤 38년간 동일한 금액으로 유지되고 있고, 현재 징수 방식은 1994년 처음 시작된 것”이라며 “이전에는 징수원이 집집마다 방문한 적도 있었으나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징수에 대해 소비자 선택권 침해나 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제기도 있었다”며 “이에 대해 사법부는 2006년 헌법소원 판결, 2016년 대법원 판결 등에서 (통합징수가)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강 센터장은 “사법부는 통합징수가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이라고 판단했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도 나왔다”며 영국 BBC나 일본 NHK 등 해외 주요 공영방송도 수신료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현행 제도에서는 통합징수를 하는 것이 적법하다는 뜻이다. 다만 “국민 불편에 대해 개선하려는 노력은 계속해왔다”며 “현재 국회에도 개선안이 계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BS는 방송 콘텐츠의 질로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기를 바란다”며 “정부도 KBS가 진정으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는 “국민 여러분께서 공영방송의 근간인 수신료 제도에 대해 의문을 갖도록 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또 “변화하는 언론과 미디어 환경 속에서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도록 기존의 취재‧보도‧제작 시스템을 더욱 혁신하고, 공정한 보도와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KBS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 그리고 의무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소중한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하는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