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자들 “청와대 보도 개입, 군사독재시절 보도지침과 다르지 않아” ...

언론학자들 “청와대 보도 개입, 군사독재시절 보도지침과 다르지 않아”
진상 규명 청문회 실시‧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 작업 등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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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언론학자들이 공영방송의 독립과 언론 자유를 요구하고 나섰다.

언론학자 174명은 7월 14일 “공영방송에 대한 청와대의 일상적인 언론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국내 저널리즘 현실을 바로 세우기 위해 청와대의 조속한 사과와 관련자 처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제작 자율성의 실효적 확보를 촉구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 내용에 불만을 토로하며 보도 방향을 제시한 녹음 파일이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통상적인 업무협조 요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군사독재시절의 보도지침과 다름없이 보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개입 시도를 할 뿐 아니라 그것을 ‘통상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청와대의 인식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 보도는 언론 종사자의 자유와 책임에 근거해 수행돼야 한다”며 “보도 과정에 이견이 있다면 취재기자에게 충분한 자료와 근거를 제공하는 데 그쳐야 하고, 보도 결과에 문제가 있다면 그에 합당한 공식적 절차를 밟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학자들은 “학문적 자유와 양심을 걸고 지배구조와 인사권을 매개로 공영방송을 정권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영방송 통제에 대한 사과와 관련자 문책 △KBS 보도 통제의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 실시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 작업 등을 요구했다.

미디어공공성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언론학자들의 모임인 ‘미디어공공성포럼’ 역시 전날 성명서를 통해 △진상 규명 청문회 실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해직 언론인 원직 복귀 등을 주장했다.

미디어공공성포럼은 “내부자의 고발과 폭로를 통하여 알려지는 것은 매우 단편적이고 부분적일 것”이라며 “이번 폭로 사건을 계기로 KBS뿐 아니라 우리나라 공영방송 전반에 대한 권력의 외압과 통제에 대한 진상 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한 “진상 규명만으로 깊은 고질병이 치유될 수는 없기에 권력에 의한 언론 통제와 간섭의 가능성을 줄이고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20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