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을 두고 지상파 재송신 분쟁이 불거질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 유지 및 재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이 방송법 개정안이 11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날 의결된 방송법 개정안은 11월 18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된 안으로 당시 미방위는 논란이 됐던 △직권조정 △재정 제도 △방송 유지 및 재개 명령권 중 직권조정과 재정 제도를 삭제한 절충안을 내놓았다.
개정안은 지난 2011년 11월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 지상파 재송신 분쟁으로 케이블 및 위성방송에서 방송 송출이 최대 49일 동안 중단된 데 따른 것으로 방통위가 4월 21일 직권조정, 재정 제도, 방송 유지 및 재개 명령권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확정했지만 관련 업계와 학계 등에서 “정부의 직접적인 시장 개입이 시장 조정보다는 사업자 간 협상을 저해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이익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미방위가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다.
개정된 방송법에 의하면 국민관심행사에 관한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 또는 일부 지상파방송 채널의 공급 또는 송출이 중단되거나 중단될 것으로 사업자 또는 시청자에게 통보될 경우 방통위가 방송 사업자 등에게 30일 이내의 범위에서 방송 프로그램(채널)의 공급 또는 송출을 유지 또는 재개할 것으로 명령할 수 있다. 또한 그 기간이 지난 후에도 방송 프로그램의 공급이나 송출을 유지‧재개할 필요가 있을 때 한 차례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
또 인터넷TV(IPTV) 사업자도 재산 상황 제출 대상에 포함시켰다. 현행법에는 방송 사업자만 재산 상황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어 IPTV 사업자를 포함한 통합적인 방송 시장 현황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단 직전 사업연도 방송 사업 매출액이 1억 원 미만인 방송 사업자 둥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 규모 이하 사업자는 재산 상황 제출 의무를 면할 수 있도록 했다.
방송 사업자가 제3자의 요청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특정인의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막는 행위도 금지된다. 일명 ‘JYJ법’으로 불리는 내용으로 그룹 JYJ가 이전 소속사 및 사업자 단체의 사업 활동 방해로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게 된 사례에서 드러나 대형 연예기획사의 ‘갑질 횡포’를 막기 위한 것이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거대연예기획사의 갑질 횡포에 가로막혀 정당한 방송 활동을 침해받아 온 JYJ를 비롯한 연예인들의 권리는 물론, TV를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정당하고도 정상적인 활동을 보고자 했던 시청자의 권리가 함께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며 “상임위 심사와 법사위 심사를 거치는 과정에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최소한의 내용을 합의해 통과시킨 만큼 앞으로의 방송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는 JYJ 사례와 같은 불합리한 관행은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재난방송과 민방위 경보방송의 의무 사업자 범위를 확대한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정부는 재난방송 의무 사업자를 지상파 방송사, 종합편성채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서 종합유선방송(SO), 위성방송, 인터넷TV(IPTV)로 확대하되 방송의 특성을 고려해 자막의 형태로 재난방송 내용을 송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정부가 재난 상황에서 재난방송의 확대가 필요하거나, 특정 지역 등에 한해 재난방송이 필요한 경우 방송 사업자 중 전부 또는 일부를 선별해 재난방송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방통위와 미래창조과학부에게 재난방송 요청을 받은 방송 사업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따라야 한다.
아울러 재난방송 의무 사업자가 재난방송이나 민방위 경보방송을 할 경우 재난 상황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공하되 피해자나 그 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준수 사항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