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유통 채널 다양화 필요”

“지상파 방송, 유통 채널 다양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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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융합시대가 지상파 방송사에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시청자들은 이제 더 이상 지상파 방송만 고집하지 않는다. 케이블 TV, 위성방송, IPTV 등 유료 방송 매체나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해서 방송을 시청하는가 하면 이제 더 나아가 자신이 편한 시간에 자신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한 전송망을 통해 내려 받아 다양한 단말기를 통해 선택적으로 시청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청행태의 변화는 그동안 지상파 방송 중심의 방송 시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27일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한국방송학회 주관으로 열린 ‘지상파 방송, 미래 10년의 비전과 전략’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하주용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이처럼 최근 몇 년간 방송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현 상황이 지상파 방송사들에겐 위기의 상황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콘텐츠다. 하 교수는 “방송 제작이 디지털화되면서 TV 프로그램이나 영상 콘텐츠 제작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콘텐츠 공급의 확대를 가져올 것이므로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완성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다량 제작 혹은 보유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가 콘텐츠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만큼 크로스플랫폼 환경을 적극 이용한다면 결코 위기의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크로스플랫폼 환경이란 콘텐츠를 접근하고 소비하는 TV, PC 그리고 모바일 간의 경계가 사라진 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N-스크린 서비스도 크로스플랫폼 전략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급변하고 있는 방송 환경에서 지상파 방송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고도의 배급 전략을 개발해 콘텐츠 유통 수익을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하 교수는 “물론 현재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도 멀티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사업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용자 분화현상에 따른 니치 콘텐츠 전략이나 소비자의 니즈와 선호를 반영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제작 밑 유통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의 3대 지상파 채널(NBC 유니버설)을 소유한 컴캐스트가 영화, 지상파, 케이블, 유료방송채널(PP), 상품판매, 테마파크, 해외 유통채널 등 다양한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펼치는 이유가 바로 콘텐츠의 유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미래의 시청자층을 확보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사가 현재 자연스럽게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무엇보다 지난 수 십 년간 구축해왔던 콘텐츠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이를 다양한 창구를 통해 배포해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하 교수는 “향후 콘텐츠 서비스는 더 이상 특정 채널이나 미디어에 종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지상파 방송사가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경영전략을 짜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