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 이어지는 눈치작전

주파수 경매, 이어지는 눈치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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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주파수를 둘러싼 주파수 경매가 3일째에 접어들었다. 동시에 통신사들의 양보할 수 없는 ‘쩐의 전쟁’도 불을 뿜고 있다. 주파수 패키지 상품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끌어오려는 통신사들의 돈잔치는 합종연횡과 동맹파기를 반복하며 커다란 변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선 주파수 경매 2일차에는 KT의 인접대역이 없는 밴드플랜 1이 첫날에 이어 승자가 됐다. 하지만 양 플랜간의 입찰액은 거의 동등한 수준으로 좁혀진 것으로 확인된다. 20일 경매 종료 후 밴드플랜 1의 최고가 합계는 1조 9,639억 원으로 1일차와 비교해 179억 원 상승했다. 그리고 밴드플랜 2의 합계금은 1조 9,629억 원으로 255억 원 올랐다. 입찰액 차이인 10억 원은 경매 1일차 양 플랜간에 86억 원의 차이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가까워진 셈이다.

20일 경매 라운드는 7라운드에서 12라운드까지 진행됐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SKT와 LG유플러스는 밴드플랜 1에, KT는 밴드플랜 2에 입찰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묘한 구석은 있다. 입찰액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KT가 경매 입찰가를 크게 올렸거나 나머지 2사 중 한 사업자가 밴드플랜 2의 한 블록에 입찰한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3일째로 접어든 주파수 경매의 구도는 예상대로 KT-반 KT 연합의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한 때 주파수 클리어링까지 주장하며 사활을 걸었던 KT가 초반 방어전략을 효과적으로 가져갔지만 반 KT 연합은 일일 최종 라운드 승리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KT는 경매에서 2번 연속패자가 가능한 점을 활용해 자신들이 원하는 블록의 가격 상승을 저지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지금으로서는 꽤 효과적이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초반에 드러난 양상대로 KT가 자사의 인접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지 못하게 SKT와 LG유플러스가 힘을 합쳐 밴드플랜 1을 미는 경우를 가정하고 있다. 여기서 변수는 경매가가 치솟을 때 두 회사가 과연 이를 부담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자칫 상대방을 견제하기 위해 막대한 돈만 날릴 확률이 높다. 물론 KT와 SKT가 암묵적으로 연대하는 경우의 수도 있다. 이들의 목적은 밴드플랜 2에서 합쳐지기 때문이다. 만약 SKT가 자신들에게 필요한 주파수를 저렴하게 확보하는 대신 KT의 승리를 묵인한다면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재앙이 된다. 1.8GHz 전국망을 가진 KT는 1.8GHz 인접대역을 확보하면 적은 투자만으로 2배 빠른 LTE를 확보할 수 있고 SKT 역시 비인접 1.8GHz 대역 35MHz 폭을 확보하면 기존에 구축해 둔 1.8GHz로 연내 LTE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주파수 경매 3일째로 접어드는 현재, 경매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제보가 입수됨에 따라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이에 미래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