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6 폐막…키워드는 ‘융합’ ...

[종합] CES 2016 폐막…키워드는 ‘융합’
TV를 넘어 IoT, 스마트카, 웨어러블…“산업 간 경계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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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인 ‘세계가전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 CES)’가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폐막했다.

정보통신기술(ICT)‧자동차‧반도체 등 전 세계 4,000여 개 업체가 참가한 CES 2016은 TV 등 기존의 제품 전시회를 넘어 사물인터넷(IoT)‧스마트홈‧스마트카 등 첨단 기술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전시회로 거듭났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TV 만큼이나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스마트카는 자동차와 전자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졌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먼저 가전 업계의 꽃이라 불리는 TV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들이 이전의 흥행을 그대로 이어갔다. 이들은 HDR 중심의 화질 경쟁을 펼치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선보였다. 세계 TV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모듈러 기술 기반 세계 최대 170형 퀀텀닷 디스플레이인 SUHD TV와 트랜스포머블 TV 등을 선보였다. 여러 개의 스크린을 다양한 모양으로 붙이거나 펼쳐 맞춤형 TV를 만드는 모듈러 기술과 말 그대로 모양이 변하는 트랜스포머블 TV 즉 일반 영상을 볼 때는 16대 9의 화면을 제공하고, 영화처럼 가로가 넓은 영상을 볼 경우에는 TV가 반으로 나눠져 옆으로 합체되면서 21대 9의 와이드 화면으로 전환되는 기술을 접한 참관객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LG전자는 진화한 올레드 기술로 또 한 번 혁신적인 TV 디자인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올레드 TV 2개 시리즈 4종은 모두 UHD 얼라이언스의 프리미엄 HDR 규격인 ‘울트라 HD 프리미엄(Ultra HD Premium)’으로 인정받은 제품들로, LG전자 측은 어떠한 영상에서도 HDR 효과를 극대화해 표현할 수 있는 올레드 TV를 지속해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TV 제조업체 중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니는 백라이트 마스터 드라이브라는 엔진제어엔진을 바탕으로 4000니트 제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하이센스(HiSense), 창홍(Changhong), TCL, 스카이워스(Skyworth) 등 중국 TV 제조업체들도 일제히 HDR을 내걸었다. 영상 처리 엔진과 화질 튜닝 능력이 국내 업체보다 떨어졌지만 그 격차가 크지 않아 머지않아 추월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스마트폰, 냉장고, 자동차 등 IT‧전자‧자동차 산업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IoT 역시 CES 2016의 최대 화두였다. 대다수 가전 업체들이 선보인 신제품은 IoT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특히 삼성전자는 CES 2016의 슬로건을 ‘실생활 속에 녹아든 사물인터넷’으로 정하고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서 IoT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선보였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을 총괄하는 윤부근 대표이사는 “연결의 힘은 크고, 사물이 사람까지 연결되면 상상하지 못한 가치가 나올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2020년까지 가전 전 제품을 연결해서 소비자의 일상을 편리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냉장고 문에서 가족들의 일정을 확인하고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패밀리 허브 냉장고’, USB 어댑터만 꽂으면 TV 하나로 200개의 제품을 작동시키는 기술 등 IoT가 적용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IoT 기술에 대해 강조한 LG전자도 IoT 기능을 보완하는 기술을 적용한 세탁기를 내놓았다. 안승권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은 구글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들과 협력해 IoT 생태계 확장을 지속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현대기아차, 아우디, 벤츠,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스마트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대다수 업체들은 자율 주행을 기본으로 하면서 최첨단 기능을 탑재한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먼저 기아자동차는 컨퍼런스에서 자율 주행 기술을 소개하며 자동차 안에서 직접 결제가 가능한 이른바 ‘기아 페이(pay)’를 언급해 참석자들의 상당한 관심을 이끌어냈으며, 현대모비스는 DAS 자동차, i-Cockpit 자동차, 커넥티드 존 등 각각의 체험 전시 구역을 나눠 차에 적용된 기술들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관람객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아우디는 오는 2018년 양산 모델로 출시될 순수 전기 SUV 차량 ‘아우디 e-트론 콰트로 콘셉트’를 공개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네바다 주 고속도로 자율 주행 면허를 취득한 ‘뉴 E 클래스’ 내부를 일부 공개했다. 현재 자율 주행 면허를 취득한 차 중에서 시판되는 차는 벤츠의 뉴 E 클래스가 최초다. 배출가스 조작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폭스바겐은 전기차 플랫폼 기반의 혁신적인 콘셉트카 ‘버디(BUDD-e)’를 내놓았다.

스마트워치와 스마트안경을 비롯한 웨어러블 경쟁 또한 CES 2016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기어S2에 애플의 플랫폼 연동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고, 삼성 따라잡기에 나선 화웨이는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한 ‘화웨이 워치 쥬얼 및 엘레강트 에디션’을 공개했다. 또 핏비트는 오는 3월에 전 세계 판매를 앞두고 있는 스마트 피트니스 워치 ‘블레이즈’를 선보였다. 소니는 안경 프레임에 부착할 수 있는 구글글래스 형태의 새로운 스마트글래스를 발표함으로써 스마트워치에 이어 스마트안경의 경쟁 시대를 예고했다. 스마트글래스는 나침반, 가속도계, 터치 센서와 함께 블루투스, 와이파이 제어 보드 등을 장착해 기능이 필요 없을 때는 일반적인 안경처럼 사용하다가 기능을 사용할 때만 안경 오른쪽 렌즈 앞에 필요한 정보를 띄워 증강현실을 구현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드론의 공세는 여전했다. 영상 관련 기능을 강화됐으며 여행이나 스포츠, 재난 구호 등 활용 분야도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가장 주목을 받은 업체는 중국의 ‘이항(EHang)’이었다. 이항은 세계 최초로 (파일럿 없이) 성인 한 명이 탈 수 있는 드론 ‘이항 184 AAV’를 선보였다. 이 드론은 8개의 프로펠러를 탑재, 성인 한 명을 태우고 23분간 시속 96km 속도로 움직인다. 100Kg의 무게가 나가는 사람이나 물건을 탑승시킬 수 있으며 고도는 500m까지 가능해, 초소형 경비행기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세계 드론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의 중국 DJI는 신형 드론 ‘팬텀’을 선보였다, ‘팬텀3 4K’는 최대 1.2Km를 비행할 수 있으며 공중에서 촬영한 영상을 초당 30프레임으로 사용자의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전송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