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총선 개표 방송, 치열한 기술 경쟁 시작됐다 ...

제20대 총선 개표 방송, 치열한 기술 경쟁 시작됐다
KBS-MBC-SBS “VR 등 최신 기술 적용해 재미있는 선거 방송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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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선거 개표 방송은 ‘방송의 꽃’이라고 불린다. 많은 시청자들이 개표 과정을 생중계로 지켜보는 만큼 각 방송사들이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하기 때문이다. 제19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도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공동 출구조사를 실시키로 했기 때문에 어느 방송사가 어떤 기술을 활용해 득표 상황을 더 효율적으로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KBS는 60년 노하우를 살린 재미있는 선거 방송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KBS는 4월 7일 열린 ‘KBS 총선 개표 방송’ 미디어데이에서 “정확한 정보, 깊이 있는 분석, 화려한 볼거리를 통해 지루하지 않은 KBS만의 선거 방송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김철우 선거방송기획팀장은 “개표 방송에 담을 수 있는 콘텐츠들은 투표율과 개표율, 후보들의 당락 등으로 한정돼있지만 그것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구현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믿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KBS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외에도 폭 24m, 높이 4m의 K-월, 터치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K-터치, 특수 입체 영상 K-모션 등 최신 기술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개표 방송을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MBC는 상암 이전 후 첫 선거 방송인만큼 대한민국 방송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3대 신기술 ‘로봇 M’과 ‘스페셜 M’, ‘M 톡톡’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 M은 초당 2.5m의 속도로 360도 회전하는 로봇을 통해 움직이는 스크린에 실시간 개표 데이터를 구현하는 것으로 이 기술을 방송에 적용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당선 확률 예측 시스템인 스페셜 M은 통계학자들이 만든 인공지능으로 MBC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선보였던 스페셜 M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이번에는 전국 253개 전지역구 후보들의 당선 확률을 실시간 예측한다는 방침이다.

MBC는 “방송사가 가진 첨단 기술과 기법을 한 번에 보여주는 이벤트인 만큼 거액을 들여서 준비하고 있다”며 “시시각각 변하는 개표 정보와 유권자 성향 등을 바탕으로 당선 확률을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

쌍방향 모바일 개표 방송 M 톡톡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알고 싶은 지역구를 최대 5곳 선택할 수 있으며 관심 지역구에서 유력과 확실, 당선 등의 개표 속보가 들어오는 대로 실시간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MBC는 쌍방향 96인치 터치 테이블 ‘M 터치’와 VR 공간 ‘M 존’ 등 다양한 기술력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BS는 4월 8일부터 포털 사이트 다음과 모바일 채팅 서비스 카카오톡을 통해 총선 방송을 시작했다. SBS는 같은 날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제20대 총선 방송 기자간담회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축제고 향연이라는 말처럼 시청자들이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방송도 시청자들과 함께 만들고자 기획했다”며 공정성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했다고 밝혔다.

이미 방송을 한 ‘SBS 국민의 선택 프롤로그’에서는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논객 전원책 변호사와 정봉주 전 의원, 역사전문가 설민석 씨가 출연해 선거와 선거 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으며 사전투표 현장을 중계차로 연결해 유권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SBS는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의미에서 선거 닷새 전 방송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방송은 선거 당일에도 계속된다.

또한 기획부터 완성까지 7개월이나 공들인 ‘총선 삼국지’를 선보인다. 2016년 김무성, 김종인, 안철수의 지략 대결을 요약한 사극으로 지난 19대 총선 판세를 기초로 4년 동안 각 당들의 실제 이야기를 3D 지도와 전쟁 사극풍 실사 촬영을 통해 시각화했다. 또 역대 SBS 선거 방송에서 인기를 끈 마라톤 CG도 다시 한 번 선보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신동욱 앵커는 “정치는 본질적으로 재미있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정치를 보다 가깝고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면서 “다만 재미만 추구해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기에 그동안 많은 보도로 훈련된 진행자를 기용해 선거방송의 공정성도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