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한국형 플랫폼’ 실효성? ‘글쎄’

정부 주도 ‘한국형 플랫폼’ 실효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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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상파, 케이블, IPTV, 포털, 1인 미디어 등의 콘텐츠를 아우르는 정부 주도 공영 플랫폼의 구상을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시점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주도의 유통 창구를 만들어 국내 방송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925일 오전 10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국회 스마트컨버전스연구회, 유비쿼터스미디어콘텐츠연합,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주최로 열린 국내 방송 산업 글로벌 유통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 발제를 맡은 심상민 성신여대 교수는 최근 한류 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며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정부 주도 공영 플랫폼을 제안했다.

심 교수가 제안한 한국형 방송 플랫폼(가칭, 이하 KBP)’콘텐츠 큐레이션 K 컬렉션(글로벌 전문 프로덕션) 플랫폼 마케팅 채널 서비스 저작권 관리 영업망 확보 인프라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KBP를 통해 기존 단품, 위탁판매 중심이었던 콘텐츠 유통을 컬렉션 도매공동 배급으로 바꾸고, 팔고 나면 끝이었던 수익 모델을 공동으로 개발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과 배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심 교수가 제안한 KBP는 현재 연구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미래부에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오는 2015년 공식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용수 미래부 방송산업정책과장은 “KBP 론칭 시점을 내년으로 잡고 이미 예산안 편성도 마친 상태라며 콘텐츠 해외 진출과 연계된 부분인 만큼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와 논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BP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론칭까지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문행 수원대 교수는 해외 시장 개척이나 성공적 진출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도는 좋으나 국내 유통 시장 환경을 감안해 볼 때 온오프라인을 포괄한 모델이라는 것에 회의적이라며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혁 콘텐츠연합플랫폼 (POOQ)’ 이사도 해외 시장 진출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이미 기존 유통망이 있어 KBP 진입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한 뒤 “(콘텐츠를 둘러싼) 지상파, 케이블, IPTV 그 외의 유통업자 등 지금도 각 이해당사자들의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S 관계자 역시 기술적인 플랫폼만 논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콘텐츠를 어떻게 넣고,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하고, 꼭 필요한데 이러한 논의가 없어 아쉽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한 뒤 KBP가 현실화되었을 때의 효율성 부분에서도 의문을 표했다.

김문연 디즈니채널코리아 대표는 과거 가전제품 수출을 제조회사가 아니라 종합상사가 대행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러한 구조가 지속됐다면 오늘날 삼성과 LG는 아마도 없었을 것이라며 체계적인 유통 구조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유통 전문가와 유통 전문 기업의 육성이라고 강조했다.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