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MBC 파업

점입가경 MBC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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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에서 촉발된 MBC 파업이 사측의 어의없는 대응과 밝혀지는 추악한 진실로 인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우선 가장 눈에띄는 부분은 김재철 사장의 특정 무용인 특혜 논란이다. MBC 노동조합 특보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특정 무용인 J씨의 공연에 수십억 원의 금전전 혜택을 몰아준것도 모자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범법자 출신의 J씨의 오빠에게는 ‘동북 3성 대표’라는 있지도 않은 직책을 주고 매월 300만 원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게다가 일부 언론과 민주통합당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보한 결과 무용가 J씨 집주변에서 약 2500만 원의 금액이 결제되었으며 이 외에도 특급호텔에서 1062만 원이 사용된 정황이 발견되었다고 전했다. 법리적 해석에 따라 명백한 공금유용 행위가 될 수도 있는 사안인 것이다.

   
 

여기에 17일에는 김재철 사장의 친정부 코드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노조는 특보를 통해 김재철 사장이 울산 MBC 사장 재임 당시, 이명박 대통령 대선캠프에 상주하며 사실상 선거활동을 도왔다는 증거가 발견되었다고 전하며 안국포럼에 몸 담았던 인사의 인터뷰를 전했다.

악재는 또 있다. 김재철 사장은 최근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시사인> 기자들에 의해 서울 경기대학교 앞에있는 손기정 공원에서 목격되기도 했으나 ‘나는 김재철이 아니다’는 말을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떠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으며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10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제의했던 기자회견에도 ‘가치가 없다’는 대응만 되풀이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MBC 뉴스테스크의 진행자인 권재홍 앵커와 노조의 ‘거짓말 공방’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17일 MBC는 뉴스데스크 첫 뉴스를 통해 권재홍 앵커가 부상당했다고 전하며 “권재홍 앵커가 어젯밤 뉴스데스크 진행을 마치고 퇴근하는 도중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 일부에 충격을 입어 당분간 방송 진행을 할 수 없게 됐다”고 오프닝을 했다. 이어 최근 노조를 탈퇴하고 방송에 복귀해 논란을 일으킨 배현진 앵커는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어젯밤 10시 20분쯤 본사 정문을 통해 퇴근하려는 순간 파업 중인 노조원 수십 명으로부터 저지를 받았다. 허리 등 신체 일부에 충격을 받았고 그 뒤 20분간 노조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노조는 즉각 반박을 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권재홍 본부장은 청원경찰 40여명의 보호막 뒤에서 기자들과 신체적 접촉 없이 자신의 차량에 탑승했다"라며 "권 본부장은 기자들이 차량을 에워싸고 `시용기자` 채용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20여분 동안 다리를 꼰 채 휴대폰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 등을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단 한 번도 허리를 만지는 등의 부상당한 흔적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노조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풀 동영상’을 공개하겠다고 밝혀 ‘거짓말 논쟁’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MBC 파업에 따른 김재철 사장의 ‘버티기’ 전술로 인해 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7일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이 한국방송공사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MBC 노조가 파업에 나선 지난 2월부터 4월 사이 MBC의 평균 시청률은 5.4%로 전년동기대비 19% 하락했다. 또 광고판매실적도 크게 하락했으며 2011년 2월부터 4월 사이 3개월 간 월평균 659억 원이던 광고매출은 올해 같은 기간 20% 하락한 524억 원에 그쳤다. 매달 평균 134억 원의 광고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여파에 따라 종편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종편채널 4사의 지난 1월 평균 시청률은 0.32%에 그쳤으나, 4월엔 0.42%까지 올라갔다. 특히 JTBC의 4월 평균 시청률은 처음으로 0.5%를 돌파했다. 장기화되는 파업으로 인해 애국가 시청률을 기록하던 종편 시청률이 ‘반짝’ 상승한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MBC 파업의 원인이 바로 김재철 사장이기 때문에 그의 버티기 전략 자체가 MBC 전체를 파국으로 끌고가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노조 집행부에 대한 검찰 구속영장 발부는 결국 기각되는 등 이번 노조 파업과 관련된 사측과 현 정권의 행보는 말 그대로 ‘좌충우돌’이다.